충북 단양군이 <정감록> 십승지에 착안해 영춘면 하리에 조성한 ‘정감록 마을’. 단양군청 제공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욕구다. 이런 바람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비법을 낳았고, <정감록>은 이런 비결을 담았다. <정감록>은 흉년·전염병·전란 등 3대 재앙을 피할 수 있는 명당으로 ‘십승지’를 꼽았다. 지리산 운봉, 경북 봉화 춘양, 충남 공주 유구 등이 그곳이다.
<정감록>은 다섯째 십승지로 ‘단춘’을 꼽았다. ‘영월 정동 쪽 상류’라는 분석도 있다. 단양군은 단춘을 단양 영춘으로 풀었다. 해석에 따라 단양 영춘 의풍리·하리, 이웃 강원 영월 상동 등도 거론된다.
단양군은 <정감록>의 십승지 유래에 착안해 영춘면 하리에 ‘정감록 마을’을 만들었다. 중부내륙관광개발의 하나로 95억원을 들여 소백산 자락 2만6043㎡에 풍수지리체험관, 숲 속의 집, 산림공원 등을 들여 고즈넉한 마을을 조성했다. 전쟁이 난 줄도 몰랐다는 피화기 마을, 천태종 본산 구인사 등이 5㎞ 안팎에 있다. 주변으로 국도 59호선이 지나지만 어느 곳에서도 마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숨겨진 ‘육지 속의 섬’ 같은 곳이다.
비기 <정감록>이 꼽은 십승지답게 풍수지리학적 요소를 마을 곳곳에 담았다. 과한 음기를 누르라는 풍수지리학자의 자문에 따라 마을 입구에 콘크리트 건물(체험관)을 들였으며, 지붕은 회색, 벽은 황색으로 칠하고 건물 높낮이 배치 등도 길흉화복을 고려했다. 김학민 단양군 관광개발팀 주무관은 “북향 마을이지만 온종일 해가 지지 않는다. 마을에 들어 걷거나 쉬기만 해도 마음과 몸이 평안을 찾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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