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과 곶자왈사람들이 1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도의 한라산 남벽 정상 탐방로 재개방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제주도가 내년 3월 한라산 남벽 정상탐방로를 재개방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제주도 내 환경단체들이 재개방 계획의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곶자왈사람들은 12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연휴식년제 실시 이후 아직도 복구가 안 된 남벽 탐방로를 재개방하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한라산 보전관리 정책의 후퇴이다”며 재개방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제주도는 이미 지난해 말 한라산 탐방예약제, 입장료 징수 등의 관리정책을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관리정책의 선행은 없이 엉뚱하게 탐방로 추가 확대를 현재 한라산 관리문제의 해답으로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달 말 환경단체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공동으로 남벽 현장을 방문한 결과 현재도 암벽 붕괴와 2차 훼손이 지속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윗부분은 흙 마대 쌓기를 통해 부분적으로 복원작업이 이뤄졌으나 탐방로 경사면은 인위적인 복구를 시도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은 “탐방객에 의한 한라산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신규 탐방로 공급이 아니라 포화한 탐방객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수요관리’정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 관계자는 “코스별 적정 등산 인원 산정 용역을 한 뒤 사전예약제와 함께 개방할 계획이어서 과다 등산은 없을 것이다. 재개방하면 다른 코스는 휴식년제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한라산 정상 등반이 가능한 성판악 코스에 탐방객이 쏠려 주차난과 안전사고 우려, 환경훼손 등의 우려가 있다며 전문가 논의를 거쳐 내년 3월 남벽 탐방로를 재개방하기로 했다. 남벽 탐방로인 백록담 동릉~남벽 구간(0.85㎞)은 1986년 개설됐으나 탐방객들의 발길과 자연적인 붕괴로 1994년부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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