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홀로 살던 87살 할머니 부산대에 1억1000만원 기부
자식 없이 요양원에서 투병하다 세상 떠나며 전 재산 기부
자식 없이 요양원에서 투병하다 세상 떠나며 전 재산 기부
자식도 없이 홀로 살던 80대 할머니가 전 재산을 대학에 기부하고 떠났다.
부산대는 16일 “이아무개(87)씨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평생 모은 재산 1억1000만원을 최근 기탁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1931년 경북 청도에서 2남3녀 가운데 둘째 딸로 태어났다. 남편과 일찍 사별했으며 자녀도 없이 경남 창원에서 홀로 살아왔고 몇 년 전부터 요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씨의 전 재산은 양녀처럼 이씨를 곁에서 모시며 돌봐주었던 친척 ㄱ씨가 부산대에 대신 기탁했다. 50대 여성인 ㄱ씨는 부산대에 기탁을 하면서 “할머니께서는 자신의 형편도 어려운데 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한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할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부산대에 할머니의 뜻과 재산을 대신 전할 수 있게 돼 참 기쁘고 보람되다”고 말했다.
ㄱ씨도 2012년부터 3년 동안 100만원씩 300만원을 부산대 발전에 써달라며 기부했다. 부산대 쪽은 ㄱ씨한테 이씨의 이름을 밝혀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ㄱ씨는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 절대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으셨다. 나도 이름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고 한다.
부산대는 이씨의 기부금 전액을 ‘이할머니 장학기금’으로 조성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2015년 12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할머니가 먼저 떠난 딸을 생각하며 평생 모은 돈 1000만원을 부산대에 기부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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