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화명정수장에 설치될 태양광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시와 공공기관이 민간업체와 손을 맞잡고 태양광 전기를 저장했다가 파는 사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민간업체는 장기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원전 대체에너지 생산 분위기를 확산한다는 의미가 있다.
부산시는 “22일 태양광 전기 생산에 기여하기 위해 엘에스(LS)산전과 부산 북구 화명정수장에 태양광 발전소와 메가와트(㎿)급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설치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21일 밝혔다. 에너지 저장장치는 휴대전화의 배터리와 같다. 일반 태양광 발전소가 햇빛이 나는 시간에 전기를 만들어 바로 소비하거나 한전에 판매하는 것과 달리 에너지 저장장치는 전력소비가 적은 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한 뒤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공급한다. 투자비가 많이 들어서 민간업체가 설치한 뒤 한전에 전기를 팔아 투자비를 회수한다.
에너지 저장장치에 축적한 전기는 한전에 판매하는데, 일반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에 견줘 판매가격이 5배 높다. 하지만 에너지 저장장치는 크기가 대형 컨테이너와 비슷해 일반 주택 등 좁은 공간에선 설치하기 어렵다. 널리 확산하기 어려운 이유다.
엘에스산전은 시비 2억9000만원을 보태 36억4000만원의 사업비로 화명정수장의 침전지 상부와 펌프동 옥상 등 4곳 1만5700㎡에 태양광 발전소(1㎿ 규모)와 900여가구(4인 가족 기준)가 사용이 가능한 3㎿h 규모의 에너지 저장장치를 12월까지 설치한다. 엘에스산전은 20년 동안 한전에 연간 3억7300만원어치(1310㎿h)을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고, 부산시는 20년 뒤 태양광 발전소와 에너지 저장장치 소유권을 넘겨받아 10년 동안 연간 8000만원씩 8억원의 수입을 올릴 계획이다.
부산교통공사 노포차량기지에도 1200여가구(4인 가족 기준)가 사용 가능한 4㎿h 규모의 에너지 저장장치를 12월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민간사업자는 종로전기㈜다. 종로전기는 45억원을 들여 노포차량기지에 510가구(4인 가족 기준)가 사용이 가능한 1.7㎿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이미 설치했는데, 추가로 23억원을 들여 에너지 저장장치를 설치한다. 종로전기는 에너지 저장장치의 전기판매수익금 1억7000만원을 포함해 17년 동안 13억3000만원의 수입을 올릴 계획이다.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