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2016 피란수도 부산야행 행사장에서 부산 전차에 오르고 있다. 부산시 제공
달빛을 벗 삼아 한국전쟁 피란 시절을 체험하는 행사가 한국전쟁 기간 임시수도였던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시는 “23~24일 오후 5시부터 한국전쟁 임시수도정부청사(동아대 부민캠퍼스 석당박물관) 등 근대문화유산이 많은 중·서구에서 ‘2017 피란수도 부산야행’을 연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이틀 동안 야경(경관), 야설(공연), 야화(전시), 야사(체험), 야식(먹거리), 야숙(숙박), 야시(시장), 야로(투어) 등 이른바 8야로 손님들을 맞이하는데 23일 오후 5시 길놀이로 시작한다. 대청로 차없는거리를 출발해 근대역사관~임시수도정부청사(동아대 부민캠퍼스 석당박물관)까지 풍물놀이패가 흥겨운 시작을 알린다.
같은 날 동아대 석당박물관 특설무대에서 오후 7시부터 개막식이 열린다. 육군 제53사단의 군악대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시립교향악단의 금관 5중주,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인 채사장의 인문학 강의가 이어진다.
24일 밤 10시엔 영도다리(영도대교)가 공중으로 들려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영도다리는 1934년 만들어진 뒤 큰 배가 지나가면 상판을 들어 올렸으나 1966년 중단됐다가 2013년 11월 재개됐는데 현재 오후 2시에만 들려지고 있다. 오랫동안 굳게 닫혀있던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도 일부 개방한다. 1950~60년대에 쓰였던 지하 금고 내부엔 이색 포토존이 설치된다.
여러 체험행사도 열린다. 전통신발·전통연만들기 등 50여개의 체험 부스가 임시수도기념관, 근대역사관 등 행사장 곳곳에 꾸려진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이 야행 기간에 특별 개장하고 보리개떡, 주먹밥 등 피란 시절 음식을 체험할 수도 있다.
한국전쟁 피란 3개 코스를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피란역사코스는 임시수도기념관~용두산공원, 피란별곡코스는 40계단~영도다리, 피란마을코스는 임시수도정부청사~천마산에코하우스를 걷는다.
군복을 입고 행사장을 찾으면 세상에 하나뿐인 커플 군번 줄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주요 행사장 스탬프 부스에서 10개 이상의 스탬프를 모으면 기념품을 증정한다. 21일까지 한 줄 기대평을 작성하거나 19일까지 부산 야경사진 콘테스트에 참여하면 부산 야경을 품은 천마산 에코하우스에서 1박을 할 수 있는 숙박권 2장을 제공한다.
부산은 한국전쟁 1023일 동안 대한민국의 임시수도였다. 당시 도지사 관사(현 임시수도기념관)를 대통령 집무실, 경남도청(현 석당박물관)을 정부청사로 사용했다.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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