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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취업 빌미 수억원 가로챈 전직 기자 구속

등록 2017-06-28 16:15수정 2017-06-28 21:29

2015년 6월부터 피해자 8명한테 4억1000만원 챙겨
대기업 7곳 로고·직인, 공문 위조해 피해자들 속여
경찰 “역대 최고 청년실업 시대의 씁쓸한 단면”
전남경찰청은 28일 여수산단에 취업시켜 주겠다며 8명한테 4억1000만원을 받아 챙긴 ㄱ씨를 구속하고, 증거를 공개했다.  전남경찰청 제공
전남경찰청은 28일 여수산단에 취업시켜 주겠다며 8명한테 4억1000만원을 받아 챙긴 ㄱ씨를 구속하고, 증거를 공개했다. 전남경찰청 제공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사정을 악용해 거짓으로 여수국가산단의 대기업에 채용시켜 주겠다며 거액을 받아 챙긴 전직 기자가 쇠고랑을 찼다.

전남지방경찰청은 28일 자녀의 취업을 바라는 부모 8명에게 채용을 미끼로 4억1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상습사기 등)로 경제지 전 기자 ㄱ(4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2015년 6월 알고 지내던 ㅇ(60·여)씨에게 “아들을 여수산단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특별채용시켜 주겠다”며 71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다른 부모 7명한테도 같은 수법으로 3000만~9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는 2년 동안 여수산단 출입기자 신분을 활용해 이런 행각을 벌이다 지난 4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사표를 냈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대기업 7곳의 로고와 직인, 공문을 위조해 부모들을 속였다. ㄱ씨는 기업 내부 문건이라며 허위로 만든 ‘직원 특별채용 방침’, ‘1차 합격자 명단’, ‘최종면접 통지서’ 등을 단계마다 제시하고, 채근을 당하면 “기업 사정으로 채용 방침이 갑자기 바뀌었다”며 빠져나갔다. 이런 과정에서도 몸이 단 부모들에게 “담당 직원을 만나야 한다”며 회식비와 작업비 등 명목으로 500만~2000만원을 추가로 받아냈다. ㄱ씨는 이 돈을 주식 투자나 채무 변제, 생활비 등에 지출했다.

특히 피해자 중 1명은 ‘입사 2년이 지나면 연봉이 1억원이다’, ‘정규직으로 곧 출근한다’는 등의 말에 속아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는 바람에 이중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오명철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2팀장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부모들을 등친 민생범죄로, 죄질이 나쁘다. ㄱ씨한테 속은 피해자들이 수사 초기에는 진술을 잘 하지 않을 정도였다. 역대 최고로 치솟은 청년실업 시대의 씁쓸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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