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산림청이 집단고사하는 한라산 구상나무숲을 살리기 위해 처음으로 영실 등산로 집단고사지역에 구상나무 묘목을 시험 식재한다. 허호준 기자
기후변화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절반 가까이 고사해 사라져 가는 제주도 한라산 구상나무숲을 살리기 위한 복원연구의 하나로 구상나무 묘목 시험 식재가 이뤄진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3일 한라산 영실 등산로 해발 1630m 일대에서 올해부터 추진하는 한라산 구상나무숲 보전연구 차원에서 자생지 내 복원연구를 위한 시험 식재를 4일 오전에 한다고 밝혔다. 시험 식재 대상지(0.5㏊)는 최근 10년 동안 구상나무가 대량 고사해 숲이 사라진 영실 등산로 해발 1630m 지점이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와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지난 5년 동안 자체 증식해 기른 구상나무 묘목 2천그루를 이용해 다양한 시험 식재를 한다. 시험 식재 뒤에는 생존율 및 생육상황 등을 모니터링해 구상나무 종 복원 매뉴얼을 개발할 계획이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와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그동안 구상나무의 시험 식재를 위해 토양훼손방지 등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자생지의 특수성을 고려해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해왔다. 특히 멸균 처리하고 부식이 가능한 친환경 특수 식재 용기를 제작해 구상나무 묘목을 이식해 적응하는 과정을 연구하고, 묘목식재에 따른 대상지의 환경변화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식재를 위한 터파기를 하지 않고 환경 특성을 고려한 식재기법을 연구키로 했다.
지난해 한라산연구부가 조사한 결과 한라산에 구상나무가 분포한 지역은 해발 1300m 이상 고지대로 795.3㏊에 이르지만 46%가 고사한 상태다. 성판악 등산로 해발 1700~1800m 일대의 구상나무숲은 등산로에서 보면 잿빛으로 뒤덮인 것처럼 보일 만큼 상당한 면적이 고사하고 있는 것이 보이고, 영실 등산로도 상당 면적이 집단 고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라산연구부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10년 동안 국비 46억원을 들여 구상나무의 쇠퇴 및 고사원인 규명 등 6개 연구분야, 구상나무의 양묘 및 현지 내 복원 등의 3개 사업분야, 구상나무 복원 매뉴얼 개발 등 2개 협력분야 등 모두 11개 분야의 세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라산연구부는 첫해인 올해에는 국비 5억원을 들여 한라산 구상나무의 자료 구축 등의 연구사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구상나무 묘목 생산을 위해 어승생 제2수원지 부근 양묘 증식 시험포를 확장해 해마다 2만그루 이상의 묘목을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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