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미군 반환 기지 안에 작은 동산 만들기로
해외 입양·혼혈인 ‘모국의 정’을 느낄 수 있게
해외 입양·혼혈인 ‘모국의 정’을 느낄 수 있게
해외로 입양된 혼혈인들이 모국에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작은 동산이 반환되는 미군 기지 터에 마련된다.
파주시는 5일 “20여만명으로 추정되는, 해외 입양 혼혈인들이 모국인 한국을 찾아와 향수를 달랠 수 있는 공간인 ‘엄마의 품’을 오는 9~12월 조성한다”고 밝혔다. 공원은 미군이 반환한 조리읍 봉일천리 캠프 하우즈(61만808㎡) 안에 1천㎡ 규모로 만들어진다. 이 공원에는 상징 조형물과 기억 분수, 자갈길, 야외갤러리, 소통의 숲, 거울 연못 등이 들어선다.
시는 공원 조성에 드는 사업비 8억원을 올해 1월 행정자치부에 요청했지만, 지원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2017년 제1회 파주시 추가경정예산안에 사업비 5억원을 반영했다. 시는 8월까지 사업 착공을 위한 행정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혼혈인과 미국으로의 입양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미 앤 코리아’(Me & Korea)와 연계해 이뤄진다. ‘엄마의 품’은 캠프 자이언트 등 파주 지역 내 미군 기지 6곳을 포함해 전국 31곳의 미군 캠프에서 태어난 뒤 다른 가정에 입양된 혼혈인들과 일반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찾아와 마음을 달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입양·혼혈인들은 6·25전쟁 중, 또는 그 뒤에 한국 여성과 주한 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뒤 부모로부터 버려져 입양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다. 해외로 입양된 사람들을 위해 공원을 조성하는 건 국내에서 파주시가 처음이다.
시 관계자는 “‘엄마의 품’이 조성되면 해외 입양인, 혼혈인들이 모국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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