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기념우표 발행 재심의 결정에
구미시 “기념우표 발행은 우상화 아니다”
구미시 “기념우표 발행은 우상화 아니다”
경북 구미시(시장 남유진)가 우정사업본부의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돌 기념우표’ 발행 재심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구미시는 7일 성명서를 내어 우정사업본부에 기념우표 재심의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애초 계획대로 기념우표를 발행하라고 요구했다. 구미시는 “우표발행을 포함한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은 결코 한 인물을 우상화하자는 의도가 아니다. 세월이 흐르면 역대 어느 대통령도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가깝게는 김대중 대통령이 7년 후, 김영삼 대통령이 10년 후 탄생 100주년이 된다. 이때에도 현재 반대 입장을 취하는 이들은 똑같은 근거와 이유로 기념사업에 반대한다고 당당히 밝힐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구미시는 이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양한 관점에서 엇갈릴 수 있다. 그러나 엄연히 우리나라의 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 한 대통령이었으며 수출입 전략, 외자 도입, 중화학공업 육성 등 세계가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긴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과연 박정희 대통령이 기념우표 하나 만들지 못할 정도의 가치가 없는 인물인가”라고 되물었다. 또 “구미시는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도시이다. 박정희 대통령 업적을 기억하며 널리 알리고, 이를 후손에게 전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미시는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지 100년째가 되는 날(올해 11월14일)을 맞아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을 준비해왔다. 구미시는 이 기념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4월8일 우정사업본부에 기념우표 발행을 신청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외부인사들로 꾸려진 우표발행심의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6월2일 기념우표 발행을 결정했다. 하지만 반발이 거세지자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기념우표 발행 재심의를 결정했다.
한국에서 전직 대통령(이승만~박근혜) 11명 중에서 태어난 날을 맞아 기념우표를 만든 이는 이승만 전 대통령뿐이다. 이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1948~1960) 중에 자신의 80번째 생일(1955년)과 81번째 생일(1956년)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전직 대통령 중에서 취임을 기념한 우표는 윤보선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발행했다.
남유진(64) 구미시장은 2013년 11월14일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96회 탄신제’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반신반인(반은 신이고 반은 인간)으로 하늘이 내렸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전에는 태극기를 들고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가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3선 구미시장인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 출마자로 거론된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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