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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새 보수 위한 도지사 재출마, 회피 않겠다”

등록 2017-07-11 16:49수정 2017-07-11 21:47

취임 3돌 인터뷰
지난 5월 19대 대통령 선거 이후 남경필(52) 경기지사의 주변에서는 “시련의 계절이 왔다”고 말한다. 지난 3월 바른정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체면을 구겼기 때문이다. 인구 1250만여명 경기도의 수장이지만, 경선 내내 남 지사는 1~3%대라는 낮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경선에서 유승민 후보에게 패배했고, 내년 도지사 선거도 장담하기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퍼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임 3년을 맞아 지난달 30일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이뤄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남 지사는 주변 우려와 달리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그는 “(대선 경선 참여는) 제 주장을 마음껏 펼치고 평가받겠다는 그런 마음에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정성과 실행이 담보돼야 국민들이 받아주는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1998년 경기 수원 팔달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선친인 남평우 전 의원의 뒤를 이어 처음 당선된 남 지사는 19대 총선까지 내리 5선을 기록했다. 5선 국회의원 임기 중인 2014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20년 동안 총선과 도지사 선거에서 패배를 몰랐다. 그러나 남 지사는 “저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경선에서 떨어지는 등 여러번 졌다. 정말 가슴 쓰렸다”고 말했다. 그는 바른정당 대선 후보 경선 패배의 원인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누가 더 멀리 있었냐 하는 그 차이였다. 유승민 의원이 직접 탄압을 받았는데, 그게 아마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왜 새로운 보수인가
“국민들 사는 문제에 집중하고
자유에 더해 공유·배려 접목해야
이혜훈 대표에 색깔론 벗자 제안”

임기중 잘한 점, 못한 점
“연정·공유경제로 일자리 44만개 창출
누리과정 갈등 첫 준예산 초래 뼈아파”

문재인정부 평가
“낮은 자세 소통 흥미로워
공약 실현, 국민 동의 절차 밟아야
남북대화 재개 여야 협력 필요”

자유한국당 평가
“국정농단 세력 처리하긴커녕 막말
한국당, 저렇게 가면 타락할 수밖에”

그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에서 다른 새누리당 소속 시·도지사와 달리 먼저 새누리당을 탈당했고 바른정당 창당에도 적극 참여했다. 남 지사는 “자유한국당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다시 잘하려면 최소한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 여전히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막말이 오간다. 자유한국당이 저렇게 가면 타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보수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변화를 거부하고 반성하지 않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다.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정립할 때다.” 보수의 새 가치를 묻자 그는 “국민들 사는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남 지사는 “과거의 낡은 보수처럼 이념에 매몰되지 말자는 것이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에게 ‘우리 당의 새로운 보수는 색깔론 안 한다는 것부터 선언하고 시작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지역과 이념으로 나누어져 싸우지 말라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바른정당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자유라는 기본 가치에 공유와 배려라는 개념을 접목해야 한다. 그래서 제대로 된 야당, 새로운 대안세력으로서의 면모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 패배를 뒤로하고 도지사로 돌아온 그는 “전국을 다니면서 느낀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주거와 일자리’였다”고 말했다. 그 자신이 2014년 지방선거에서 내건 핵심 공약 중 하나도 ‘재임 중 일자리 70만개 창출’이었다. 지난 3년간의 임기 중 최대 성과로 남 지사는 연정(연합정치)과 공유시장 경제를 통해 4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일을 꼽았다. 이는 전국에서 창출된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라고 했다. 지난 임기 중 실패로는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경기도의회 여야의 갈등으로 경기도 사상 처음으로 준예산 사태를 빚은 일”을 꼽았다. 준예산은 회계연도 개시 전까지 예산이 성립되지 못한 경우,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전 회계연도 예산에 준하여 집행하는 잠정적인 예산이다. 남은 1년의 임기 중에도 공약한 일자리 가운데 남은 2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남 지사는 “자유분방하고 소통하며 낮은 자세로 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새 정부가 향기는 있는데 지금의 향기를 이어갈 실체가 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정부에 전폭적으로 협력할 생각이다. 남 지사는 “정부가 북핵에 대한 국제 공조와 남북 대화 재개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이념과 정파를 떠나서 여야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또 “최저 시급 1만원, 원전 제로화, 자사고·외고 폐지 같은 공약은 나도 했다. 방향은 나도 같다. 그러나 이것을 현실화하는 과정이 좀 거칠어 보인다. 국민의 동의를 받는 절차, 반대자 설득, 부정적 영향에 대한 대비 등을 해가면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남 지사는 사실상 재출마 의지를 밝혔다.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위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짐을 져야 한다면 결과를 고려해 승부를 피하거나 유불리를 고려해 회피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바른정당의 기반은 보수지만, 기존 보수를 뛰어넘어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추구한다. 그 가치는 포용과 배려, 공유”라고 말했다.

그의 앞길은 지난 3월 대선 후보 경선 때만큼이나 험난해 보인다. 현재 지지율이 높은 여당의 후보와 경쟁하려면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나 통합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과정에서 쌓인 감정적 앙금은 쉬 가실 것 같지 않다. 더욱이 지금처럼 낮은 바른정당 지지율로는 2등도 어려운 상황이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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