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해수욕장에 몰려든 구멍갈파래 수거 모습 제주도 제공
제주 연안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에서 밀려온 괭생이모자반 수거작업이 끝나자 이번엔 파래가 밀려오고 있다. 저염분수도 제주 해역으로 접근하고 있어 제주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말께부터 수온이 상승하면서 해마다 여름철 제주 동부지역 해안가 일대에 몰려들어 악취를 풍기는 구멍갈파래 유입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구멍갈파래는 해안도로나 방파제 건설 등으로 조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제주 동부해안을 중심으로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도내에서 연간 발생하는 파래는 138만㎡ 면적에 무게는 1만t 정도로 추정된다.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해수욕장 인근에는 해마다 1천여t 정도가 유입된다.
파래는 질소 과다, 수온 상승 등 해양환경 변화와 지형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구멍갈파래가 제주 동부해안에 나타나자 서귀포시 성산읍 공무원 등은 지난달 25일부터 파래 수거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한 형편이다.
도는 이달 1억5470만원을 들여 △파래 대량 발생 지역에 대한 오염원 분석 △파래 이상 번식 현상 규명 △파래 자원화 활용 방안 등을 찾기 위한 ‘신양해변을 중심으로 한 파래 발생 원인 규명 및 모니터링 용역’에 들어간다.
또 중국 양쯔강에서 시작된 저염분수도 제주 바다로 접근해 제주도를 긴장시키고 있다. 도가 양쯔강 하류 따통지역의 유출수(담수)를 모니터링한 결과, 유출수는 이날 현재 제주 해역으로 접근하지 않았지만 다음달 초순께 제주 서부해역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중남부지역에 지난달 초순부터 한 달 가까이 비가 내리면서 양쯔강 하류 지역의 초당 담수 유출량이 평년의 6만4천t을 훨씬 넘어 지난 6일에는 7만400t에 이르러 머지않아 저염분수가 제주 해역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저염분수는 염분도 26psu 이하로 떨어진 물 덩어리를 말한다. 1psu는 바닷물 1㎏에 1g의 염류가 있는 것을 뜻한다. 저염분수가 제주도 연안으로 유입되면 물 속 어패류들이 산소 부족으로 피해를 본다. 제주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기상여건에 따라 저염분수의 이동 경로가 유동적이다. 일본으로 가거나 제주도를 스쳐 남해안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12일 관측조사를 했고 현재 분석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초부터 5월 초까지는 제주 북서부와 북동부 연안에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이 유입돼 제주도가 비상상황실까지 운영하면서 연인원 6600여명을 동원해 4418t을 수거하는 등 진땀을 뺐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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