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인들, 신규교사 필기시험을 시교육청에 위탁하기로
지난 5월까지 필기시험 위탁 요구에 시큰둥하다 태도 변화
“김상곤 교육부 장관 취임 등 상황 변화 때문인 듯”
지난 5월까지 필기시험 위탁 요구에 시큰둥하다 태도 변화
“김상곤 교육부 장관 취임 등 상황 변화 때문인 듯”
내년부터 광주 사립학교 교사가 되려면 공동으로 시행하는 필기공채를 거쳐야 한다.
한국사립초중고 광주법인협의회는 13일 대동고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사립중등학교 신규교사 채용(안)을 확정했다. 이 안을 보면, 신규 채용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형 절차 중 1차 필기시험을 광주시교육청에 위탁해 치르고, 2차 수업실기와 3차 면접시험은 해당 법인에서 진행한다. 사립교사 채용은 여태껏 해당 법인이 공고에서 임용까지 전체 과정을 주관하는 바람에 채용 기부금 수수와 설립자 친인척 선발 등 비리가 잇따라 대표적인 교육적폐로 꼽혀왔다. 협의회는 이른 시일 안에 시교육청에 이를 통보하고, 시행 시기와 선발 배수 등 세부 사항을 조정할 방침이다.
앞서 광주지역 사학법인들은 지난 5월 필기시험을 위탁해 공정성을 강화해 달라는 시교육청의 요구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한 달 동안 필기시험을 위탁할 의향을 조사한 결과, 법인 35곳 중 6곳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선발할 인원은 낭암학원 6명, 죽호학원 5명, 도연·금정·동명·숭의 학원 1명씩 등 모두 15명이었다.
사학법인들의 이날 결정을 두고 시교육청은 14일 “필기공채를 수용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전향적인 변화를 환영하지만 필기시험뿐 아니라 2· 3차 시험도 공정성을 보장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2019년 임용자를 대상으로 필기공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립학교 공동출제와 시교육청 고사관리로 필기를 치러 채용인원의 5배수를 뽑아주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광주 사립학교 70곳이 한 해 동안 선발하는 신규교사는 100여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의 비율이 20%를 넘어 정규 교사를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교육청 안팎에서는 사학들의 태도 변화가 교육개혁에 강한 의지를 천명한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김상곤 교육부장관 취임 등 상황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북지역에선 사립교사 신규 채용 때 법인연합회와 전북도교육청이 공동으로 필기·실기·면접 등 전체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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