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와 지역 음식점들이 가정 형편이 어려워 가족 동반 외식이 힘든 저소득층 가구의 외식을 지원하고 나섰다.
부산 금정구는 25일 부모 가운데 한 명과 자녀가 사는 한부모 가정과 할아버지·할머니와 미성년이 사는 조손 가정에 지역 음식점에서 외식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저소득층 외식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금정구는 지난 5월 지역 음식점들에 ‘저소득층 가구에 음식을 제공하는 외식지원사업에 동참할 음식점을 찾는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17곳의 음식점은 월 2만~10만원씩 1~6개월 동안 모두 742만5000원어치를 제공하겠다고 알려왔다.
금정구는 음식점 이름과 가격, 주소, 연락처 등이 적힌 쿠폰을 직접 만들어 한부모·조손 126가구에 한 번 가면 2만~10만원어치를 길게는 12월까지 먹을 수 있는 146장을 지급했는데 저소득층 가구와 음식점의 거리를 고려해 배분했다. 쉽게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쿠폰 발행에 동참한 음식점 업주는 “평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었으나 바쁘기도 하고 방법을 몰라서 마음뿐이었는데 마침 구청에서 좋은 의견을 내서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다. 외식이 힘든 가정이 잠시나마 따듯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정구는 저소득층 외식지원사업에 참여한 17곳의 음식점에 ‘행복음식점’이란 표지판을 부착했다. 행복음식점은 남산 팔각정·느루 한정식·장수통닭·초심 한우정(남산동), 늘아침·대성관 초밥·맛나 감자탕 부산대점(장전동), 배비장 보쌈 구서본점·샤브향·삼형제 쭈꾸미·예향·코코샤브 구서점(구서동), 누리마을 감자탕·명동칼국수 샤브샤브·복성숯불갈비·파티앤파티뷔페(부곡동), 청룡동의 미방 등이다.
금정구 생활보장과 관계자는 “공동모금회를 통해 기부를 하면 세액공제 혜택이 있지만 음식을 직접 기부하면 음식점에 혜택이 전혀 없다고 한다. 경기가 어려워 장사가 힘들텐데 지역 음식점들이 소외된 이웃돕기에 동참해 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고 말했다.
정재관 금정구 부구청장은 “저소득층 가정이 가족과 함께 외식하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고 화목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 가족 사랑의 기회를 제공하는 행복음식점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