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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 맞은 통영 소반 공방 철거 논란

등록 2017-08-02 14:40수정 2017-08-02 15:10

문화재청, 공방 등록문화재 지정안 직권상정해 원안 가결
통영시 “도로 확장 위해 공방을 이전해서 보존해야” 주장
천막 뒤 기와지붕 집이 추용호 장인의 공방이다. 천막을 친 빈터는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선생의 생가터이고, 오른쪽 건물은 윤이상 선생 기념시설인 도천테마공원이다.
천막 뒤 기와지붕 집이 추용호 장인의 공방이다. 천막을 친 빈터는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선생의 생가터이고, 오른쪽 건물은 윤이상 선생 기념시설인 도천테마공원이다.
지난해부터 철거 여부로 논란을 빚고 있는 경남 통영시 소반 공방이 등록문화재 지정을 눈앞에 둠에 따라 보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통영시는 공방을 보존하더라도, 도로 개설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 보존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통영시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어 “공방 소유자인 통영시를 배제한 채, 문화재청이 직권으로 공방의 등록문화재 지정 등록안을 문화재심의위원회에 상정해 원안 가결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문화재청은 이전보존을 전제로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 문화재청은 문화재심의위원회를 열어 공방의 등록문화재 지정안을 원안 가결하고, 현재 위치에 그대로 보존하도록 결론 내렸다. 위원회는 문제의 공방은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 12공방 중 마지막으로 남은 원형 건물이며, 100년 넘도록 통영 소반의 맥을 이어온 공간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30일 동안 등록예고 기간을 거친 뒤, 공방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문제의 공방은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보유자인 추용호(67) 인간문화재의 작업장 겸 집이다. 통영시는 지난 2011년 3월부터 폭 8m 길이 177m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추진하며, 지난 2013년 9월 도로 개설 구간에 포함된 공방을 수용해 통영시 소유로 만들었다. 지난해 5월30일엔 공방에 있던 가재도구와 소반 재료를 모두 들어내고 대문에 못질을 해 출입을 통제하는 강제집행을 했다. 이때부터 추 소반장은 대문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

공방은 1868년 추 소반장의 할아버지가 지은 것으로, 150년 된 건물이다. 추 소반장의 고모할머니와 통영 출신 세계적 음악가인 윤이상 선생의 아버지는 부부였다. 추 소반장의 아버지는 어릴 때 고모부인 윤이상 선생 아버지로부터 작은 밥상인 소반을 만드는 기술을 배워, 말년에 인간문화재가 됐고, 이 기술을 아들인 추 소반장에게 전승했다. 현재는 빈터가 됐지만, 윤이상 선생의 생가는 공방과 붙어있는 집이었다. 현재 추 소반장이 천막을 치고 농성하는 곳이 윤이상 선생의 생가터이다. 이 때문에 공방을 헐고 도로를 개설하면, 윤이상 선생 생가터 역시 도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추 소반장이 공방을 지키며 버틴 덕택에 윤이상 선생 생가터가 남아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통영시 관계자는 “통영시는 건물 이전·복원과 함께 별도의 작업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문화재청과 추용호 소반장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통영시는 언제든지 이를 실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용호 소반장은 “통영시는 어려울 때마다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다. 공방을 이전해 복원해주겠다는 것도 믿을 수 없다. 통영시 제안은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추 소반장을 지원하는 통영시민모임 관계자도 “공방과 윤이상 선생 생가터는 한 덩어리이다. 공방을 이전해 도로를 개설하면서, 윤 선생 생가터는 보존하겠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통영시가 또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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