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해안동, 유수암리, 금악리 등 8개 마을 대상
가뭄 심했던 2013년 이후 4년 만에 제한 급수 계획
가뭄 심했던 2013년 이후 4년 만에 제한 급수 계획
올해 들어 제주지역 강우량이 예년에 견줘 크게 모자라 오는 7일부터 4년 만에 도내 일부 중산간 마을 등을 대상으로 격일제 급수를 하는 등 급수 공급량 조절에 들어간다. 제주지역에서 가뭄 등으로 제한 급수에 들어가는 것은 4년 만이다.
제주도는 오랜 가뭄의 영향으로 급수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중산간 8개 마을을 대상으로 격일제 급수를 시행하고, 시내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급수량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격일제 대상 마을은 제주시 해안동, 월평, 유수암리, 고성2리, 원동, 소길, 어음, 금악 등 8개 마을이다. 이번 제한 급수 계획은 가뭄이 심해 격일제 급수가 이뤄진 2013년 8월6∼24일 이후 4년 만이다.
한라산 해발 1700m 윗세오름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이 지역의 빗물을 받는 어승생 제1, 2저수지의 저수량이 급격히 줄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윗세오름 지역의 올해 1~7월 강우량은 1528.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17.5㎜에 견줘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이 때문에 저수용량 10만6800t인 어승생 제1저수지의 저수량은 3만6천t, 50만t 용량의 제2저수지는 저수량 4만9천t에 불과한 상태다. 도는 가뭄이 지속하면 저수량이 하루 3500여t씩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주요 취수원인 수원지의 용천수 용출량도 급감하고 있다. 삼양수원지는 하루 3만9천t에서 3만4천t, 외도는 1만1천t에서 5천t, 이호는 8천t에서 6천t, 강정은 2만9천t에서 2만2천t으로 줄었다.
여기에 가정에 공급되는 상수도의 유수율이 낮은 것도 문제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밝힌 급수 공급량은 하루 47만1천t이지만, 이를 급수로 사용하는 유수율은 44.5%에 불과하다. 하루 공급량의 절반이 훨씬 넘는 26만여t이 상수도관의 노후화 등으로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 7일부터 실시되는 급수 제한 대상 마을의 주민 수는 7580여명이지만, 이 지역에 있는 펜션 등 민박 331곳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1만8천여명으로 추정된다.
도는 중산간 지역 가운데 홀수일에는 원동, 소길, 어음, 금악리 등 4개 마을, 짝수일에는 해안동, 월평, 유수암, 고성2리 등 4개 마을에 대해 단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단수시간은 새벽 4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다. 제주시 구남동 시내 지역에 대해서도 새벽 일부 시간에 급수량을 줄이는 등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종훈 제주도 상수도부장은 “태풍 노루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증가하게 되면 제한 급수 없이 정상급수가 가능할 것이다. 격일제 급수 시행에 앞서 상수도 민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