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제주국제관악제·제12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가 8~17일 제주도 내 일원에서 열려 한여름 더위를 금빛 선율로 식혀주게 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주국제관악제 공연 모습이다. 제주도 제공
연일 계속되는 폭염을 식혀줄 금빛 선율이 제주를 찾는다. 제22회 제주국제관악제·제12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가 오는 8일부터 17일까지 제주도 내 곳곳에서 열려 제주섬을 금빛 관악의 선율로 물들인다.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위원장 현을생)가 주최·주관하는 이 축제에 올해는 세계 22개국 3700여명의 관악인과 그 가족들이 찾는다. 국제관악제에는 20개국 3500여명, 관악콩쿠르에는 11개국 200여명이 참가한다.
관악제의 문을 여는 첫날 개막공연은 8일 오후 8시 서귀포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 개막식에선 작곡가 데이비드 길링햄(미국 센트럴미시간대학교 교수)이 제주의 전통 민요인 ‘서우젯소리’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제주의 추억’이 무대에 오른다.
관악단 공연은 76개팀이 모두 29차례에 걸쳐 제주아트센터, 제주해변공연장, 서귀포시 천지연폭포 야외공연장, 서귀포관광극장 등이 무대로 활용된다. 국제관악제를 기념하는 경축음악회 ‘제주의 밤’ 행사는 15일 오후 8시 제주시 해변공연장에서 윌리엄 존슨(캐나다)의 지휘로 제주윈드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고, 마림바 2중주, 트럼펫 2중주도 있다. 가수 안치환도 무대에 오른다.
9일 오후 1시부터는 제주아트센터에서 국내외 중·고등학교 관악단 11개팀이 참여하는 청소년 관악단의 날도 있다. 낯선 중앙아시아의 관악 작품을 조명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11일 오후 8시 제주아트센터에서는 카자흐스탄 국립관악단 지휘자 카나트 아크메토프의 초청공연이 있다.
10일 오후 7시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자구내포구에서 고산리 해녀공연팀과 스페인, 캐나다 관악단이 참여하는 ‘제주해녀문화와 함께 하는 관악제’가 열린다. 13일 오후 8시에는 장소를 서귀포시 대평리 난드르공연장으로 옮겨 대평리 해녀공연팀과 독일 관악단이 함께 공연한다.
한국전쟁 시기인 1952년 7월 제주시 오현고등학교의 관악대가 제주에 관악을 들여온 주한유엔민간원조사령부 제주도 파견대 길버트 미군 소령과 한국인 음악교사 고봉식(맨 왼쪽, 제주도교육감 역임)씨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추자도와 가파도에서도 ‘섬 속의 섬, 그 바람의 울림’을 주제로 12일 오후 8시와 14일 오후 1시20분에 각각 공연한다. 지역과 함께 하는 관악제를 위해 올해는 제주삼다공원, 곽지과물해변, 자구리문화공원 등에서도 외국의 관악단을 초청해 ‘우리동네 관악제’를 연다. 제주의 전통주거 형식인 안거리, 밖거리 주거문화를 연주형태로 만든 ‘밖거리 음악회’도 도내 곳곳에서 열린다.
이와 함께 제주국제관악콩쿠르도 국내 109개팀, 국외 96개팀 등 205개팀이 참가해 트럼펫, 호른, 테너트롬본, 금관5중주 분야로 서귀포예술의 전당,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제주지역의 관악은 한국전쟁 시기인 1950년대 초 제주에 근무했던 길버트 미군 소령의 보급으로 시작됐다. 제주국제관악제는 1995년부터 격년제로 시작됐다.
현을생 조직위원장은 “제주국제관악제는 야외연주가 쉬운 관악의 특성과 함께 제주가 가진 이미자와 여름철 낭만이 조화를 이룬 관악축제다. 독창적이고 다채로운 관악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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