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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시민군 이관택씨 3일 숨져

등록 2017-08-04 16:54수정 2017-08-04 22:03

5·18 트라우마 심혈관질환으로…향년 68세
5·18시민군 이관택
5·18시민군 이관택
5·18시민군 이관택씨가 3일 순천 성가를로병원에서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68. 이씨는 이날 오후 7시 극심한 5·18 트라우마로 얻은 심혈관질환이 악화돼 숨을 거뒀다. 순천시 주암면 광천리 농가에서 지내던 그는 갑작스럽게 발병한 뇌졸중으로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상태가 위중해져 동지들이 병실로 달려가는 사이 황망하게 운명했다. 아무도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켜주지 못했다.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32살의 일용직 노동자였던 이씨는 계엄군의 발포와 폭행에 분노해 시민군에 참여했다. 그는 80년 5월21~ 26일 금남로 광천동 화정동 주월동 등 광주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경비와 순찰 활동을 펼쳤다. 소총으로 무장을 한 채 트럭과 지프에 올라타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고, 계엄군의 진입을 차단했다. 그는 계엄군의 진압작전 뒤 내란죄로 체포돼 311일 동안 감옥에서 고초를 겪었다. 그는 5·18이 ‘폭동’에서 ‘민주화운동’으로 재조명되면서 부상자, 구금자로 5·18유공자가 됐다. 하지만 오랜 구금에 따른 극심한 후유증으로 평생 가난과 병고에 시달려야 했다. 결혼에 실패하고 알코올에 의존하는 등 도무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웠다. 만성적인 심혈관질환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바람에 생계를 이어가기도 막막했다. 심신이 황폐해진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살면서 지인이 마련해준 순천 농가에서 약초를 캐는 일로 연명했다. 이 때문에 가족도 재산도 남기지 않은 채 쓸쓸한 최후를 맞았다.

이성길 전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천성이 정의롭고 순박했던 사람이었다.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줄 알면서도 지켜주지 못하고 외롭게 떠나 보내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시민군 동료들은 “남의 일 같지 않다. 5·18 피해자 중 가방끈이 짧거나 돈 없고 힘없는 탓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 이들을 적지 않다.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나라가 나서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발인 5일 오전 11시 광주선한병원. (062)361-1444.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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