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1일 출시된 뒤 하루 최고 130억원까지 매출을 올리기도 했던 게임 리니지엠(M)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사례가 늘고 있지만 게임 제작사, 아이폰·구글 등 앱스토어 운영업체들은 모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리니지엠은 엔씨소프트가 자신들의 대표적인 게임인 리니지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이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7월 25일부터 8월 2일까지 일주일 동안에만 이 게임 이용과 관련된 33건 피해사례가 접수됐다고 알렸다.
가장 많은 피해 사례는 아이템 거래다. 유료재화를 이용해 게임에서 쓰이는 아이템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청소년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 판정을 받자 제작사는 지난달부터 이 게임을 성인등급과 ‘12세 이용가’ 두 가지로 나눠서 배포했다. 그런데 애플은 한국에서 성인인증 서비스를 하지 않아 아이폰 사용자들은 아이템 거래소가 없는 12세 이용가 게임만 할 수 있었다. 이 사실을 몰랐던 아이폰 사용자들이 게임화폐를 구입했다가 환불을 요청하면 게임제작사는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애플만 결제취소를 할 수 있다고 하고, 애플은 내규에 따라 한번 결제한 것은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하여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서울시쪽 설명이다. 제작사는 아이폰의 거래소 기능이 불가함을 이미 공지했다고 하지만 이 게임이 출시될 무렵 홍보영상을 봤던 사용자들은 아이템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또 게임 도중 자주 중단되거나 단말기가 몹시 뜨거워지는 등 정상적으로 이용이 어려워 구글에 환불요청을 한 사용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구글에선 중개자일 뿐 게임 이용에 대한 문제는 게임제작사에 문의하라고 하고, 게임제작사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게임의 다른 오류에 대해서도 제작사와 앱스토어가 책임을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게시판엔 리니지엠 발열과 오류 때문에 피씨에서 게임을 하는 방법이 나돌기도 한다. 현금거래가 활성화된 이 게임에 대해 접수된 피해금액은 총 1억4341만원으로 1000만원이 넘는 돈을 환불받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김창현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게임제작사, 애플과 구글 측에 강력히 개선을 요청했지만 아직 해결을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며 “게임업체들은 게임 출시 전 앱스토어 운영업체들과 협의를 통해 소비자보호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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