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벽 전주 원룸서 폭행 소동 뒤 손가락 열 바늘 꿰매고 미국 행
김 의원 “선거 도와준 지인 자해 시도 막았는데 의혹 증폭 유감”해명
경찰 “폭행 혐의로 김 의원 현행범 체포…귀국하면 추가 조사 계획”
김 의원 “선거 도와준 지인 자해 시도 막았는데 의혹 증폭 유감”해명
경찰 “폭행 혐의로 김 의원 현행범 체포…귀국하면 추가 조사 계획”
국민의당 전북도당위원장인 김광수(59·전북 전주갑) 의원이 지난 주말 한밤중 독신 여성의 원룸을 찾아 말다툼을 벌이다 경찰 조사를 받았다. 사건 직후 김 의원은 병원 치료를 받고 석연찮은 해명을 남긴 채 미국으로 출국했다. 경찰은 7일 폭행과 상해 등의 혐의로 김 의원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히고, 귀국 후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오전 2시4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원룸에서 ㄱ(51·여)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졌다. 이웃들은 “옆집에서 싸우는 것처럼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가정폭력인 것 같다”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한 현장은 집기가 흐트러진 상태였고, 혈흔과 흉기도 발견됐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느낀 경찰은 두 사람을 분리한 뒤 김 의원에게 수갑을 채워 인근 지구대로 연행했다. 경찰은 지구대 조사 과정에서 연행자가 국회의원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그의 오른손 엄지손가락 출혈을 고려해 오전 3시께 풀어줬다. 김 의원은 경찰에서 다툰 여성은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보도되자 김 의원은 “선거 때 (나를) 도와준 여성이다. 평소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안다. 힘들다고 전화가 와서 자살을 시도하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들어 이를 말리려고 갔다가 약간의 다툼이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칼을 들고 자해를 시도하던 지인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소란이 발생했고 손가락 부위를 깊게 찔려 열 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며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것도 사실이 아니다. 조사를 받은 것이 아니라 당시 경위를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측성 보도, 언론의 의혹 제기에도 “분명하게 해명했는데도 일부에서 의혹을 증폭시키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사실과 다른 추측성, 의혹성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밤중에 여성을 찾아가 폭행소동을 빚은 것을 두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에서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사건 발생 당일인 5일 오후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오는 13일 오후에 귀국할 예정이다. 국민의당 전북도당 쪽은 “4년 전부터 매년 8월이면 가족을 만나러 미국에 갔다. 출국은 이번 사건과 관계없다”고 전했다.
조희현 전북경찰청장은 “원룸에서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김 의원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며 “실제 폭행이 있었는지와 사건 경위에 대해서 면밀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의원이 현재 출국한 상태여서 귀국하는 시점에 맞춰 조사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사건의 기초 조사만 한 상태여서 김 의원이 귀국하면 추가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978년 전북대에 입학한 김 의원은 학생·노동 운동을 하다 2001년 뒤늦게 졸업장을 받았다. 전주시의회 의원, 전북도의회 의장을 거쳐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지난 5월 대선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국민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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