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이틀 앞둔 5월6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효잔치가 열려 박옥선 할머니가 장수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광주/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광복 72주년을 앞두고 프로야구 구장인 경기도 수원시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옥선(93) 할머니가 시구를 한다.
케이티(kt)위즈는 10일 오후 6시30분 기아 타이거즈와 벌이는 홈경기에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에 머무는 박옥선 할머니를 시구자로 초청했다고 8일 밝혔다. 1924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박 할머니는 17살 때 중국 헤이룽장성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되는 등 모진 삶을 살아왔다. 애초 시구는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을 누비며 위안부 피해 진상을 알리는 강연과 증언을 해온 이옥선(90) 할머니가 할 예정이었으나, 이 할머니의 노환이 깊어져 박 할머니가 대신 시구에 나서게 됐다고 야구단 쪽은 밝혔다.
임종택 케이티위즈 단장은 “우리 야구단은 파병군인 시구, 장애인 시구 등 사회에 의미를 던지는 시구를 기획해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로·지원하고, 여성 인권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번 시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구단 쪽은 나눔의집에서 생활하는 할머니들과 관계자 20여명을 야구장에 초대했으며,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관중들을 상대로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귀향>을 상영할 예정이다.
수원/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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