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개원한 해남종합병원의 공공산후조리원 전남도청 제공
전남도가 농어촌 산모들의 출산 직후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공포를 덜어주는 배려와 돌봄으로 둘째·셋째를 낳도록 장려한다.
전남도는 9일 “여성들이 첫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고통과 불편 때문에 둘째 이상을 가지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공공조리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모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해 두려움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출산 장려정책을 여럿 시행하고 있지만, 여성들의 둘째·셋째 기피는 여전하다. 첫째 출산 이후 산모 10~20%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어 서둘러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는 2019년까지 3년 동안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지원으로 4억700만원을 들이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지난 2015년 10실 규모로 문을 연 해남종합병원의 공공산후조리원, 올해 안에 개원하는 강진의료원과 완도대성병원의 공공산후조리원, 2019년에 설치할 전남공공산후조리원 4호점 등이다. 지원비는 시설 증·개축과 프로그램 운영에 쓰이게 된다.
2015년 9월 개원한 해남종합병원의 공공산후조리원 전남도청 제공
프로그램은 산모의 심리적 안정과 육체적 통증의 개선, 산후 호르몬 변화에 따른 우울감 해소, 건강의 조속한 회복, 질병의 사전 예방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 출산에 따른 성취감과 만족감을 갖도록 배려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보육에 자신감과 집중력을 갖도록 한다. 구체적으로는 산후우울증 상담을 비롯해 요가·피부마사지, 웃음치료, 아로마 향초, 모유 수유, 아가 목욕법, 이유식 만들기 등 9개 분야이다. 이전에도 회복 체조와 수유 방법 등 일부는 시행했으나 앞으로 대도시 민간 조리원 수준으로 품격을 높이기로 했다.
도 출산정책팀 김영심씨는 “이들 조리원은 2주일 요양비가 대도시 200만~330만원보다 30%가량 싼 154만원 수준이다. 싼 비용으로 수준 높은 산후회복 서비스를 받으면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는 프로그램의 성과가 좋으면 이후에도 지원 대상과 액수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전남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평균 연령 34살인 세종의 1.82명에 이어 1.47명으로 전국 2위였다. 산모돌봄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생명보험사 19곳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했다. 자살 예방, 저출산 극복, 고령화 대응, 생명 존중 등 4대 공익사업에 연평균 15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