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폐쇄명령·징계처분 취소 소송 기각
폭염 속에서 어린이를 통학버스 안에 방치해 의식불명에 빠지게 했던 광주 유치원이 폐쇄될 위기에 몰렸다.
광주지법 행정2부(재판장 이정훈)는 10일 광주 광산구 ㅅ유치원 원장 박아무개씨가 광주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폐쇄명령·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유치원 운영과 관리가 전반적으로 위법했다. 이런 위법들로 결국 어린이 의식불명 사고라는 중대 과실이 초래됐다. 시교육청의 처분에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씨가 항소하면 확정판결 때까지 유치원을 운영하고 징계를 미룰 수 있다.
이 유치원에서는 최고기온이 34까지 올라간 지난해 7월29일 등교하던 5살 원생 ㄱ군이 통학버스 안에 홀로 남겨져 8시간 동안 갇혔다가 혼수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ㄱ군은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발생이 1년이 넘은 이날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같은 해 11월17일 이 유치원 감사 결과 어린이 안전관리 소홀, 유치원 운영 부적정 등 위법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폐쇄명령을 내렸다. 이 조처는 어린이의 신체에 중상해를 입힌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 안전사고 재발방지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 이어 원장 박아무개씨의 중징계 처분을 이사회에 요구했다.
ㅅ유치원은 같은 해 11월23일 폐쇄명령·징계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학부모들이 다른 원생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탄원서를 수차례 냈고, 유치원 쪽에도 소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며 이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유치원은 여태껏 운영을 계속해왔다.
대법원은 최근 ㄱ군을 통학버스 안에 방치한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기소된 인솔교사 정아무개씨(28·여)에게 금고 8개월, 통학버스 기사 임아무개씨(51)에게 금고 6개월, 주임교사 이아무개씨(34·여)에게 금고 5개월을 각각 선고하고, 집행을 2년 유예한 바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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