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16일 미국의 평화활동가 레이첼 코리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파괴하는 이스라엘 군인이 모는 불도저에 깔려 2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다음날 국제연합(UN) 사무소에서 열린 레이첼의 장례식엔 팔레스타인인들과 국제평화활동가, 외국인들, 레이첼의 어머니 신디 코리와 아버지 크레이그 코리만 참석했을 뿐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 쪽에서 참석한 사람은 없었다. 레이첼의 부모는 “레이첼이 만들고자 했던 인간에 대한 헌신을 이어가겠다”며 <평화와 정의를 위한 레이첼 코리 재단>을 만들었다.
2010년 2월 레이첼의 부모는 이스라엘 군 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청구 금액은 1달러였다. 억울한 죽음의 책임만 물으면 족하다는 뜻이 담겼다. 2012년 8월28일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지방법원 재판부는 “레이첼의 죽음은 사고였다. 사고를 자초한 것은 레이첼이다. 이스라엘군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판결했다.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과 공익법인 정세청세는 27일 오전 11시~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컨벤션홀 101에서 청소년·청년·시민이 참석하는 ‘2017 인디고 교육 포럼?두잉 디마크러시(Doing Democracy) 정의와 평화를 위한 희망의 목소리’를 개최한다.
행사는 세 부문으로 나뉘어 치러진다. 먼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의 저자 이만열(미국명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와 청년 패널이 ‘마이 디어(My Dear) 민주시민-민주시민을 위한 인문교육’이란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이 교수는 인문학 공부를 바탕으로 한 민주시민 교육의 중요성과 시대적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는 평소 한국 고유의 홍익인간 정신과 선비정신에서 지금 세계가 요구하는 세계시민정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행사 ‘두잉 디마크러시-정의와 평화를 위한 희망의 목소리’에선 레이첼의 부모가 딸의 삶을 소개한다. 한 인간이 타인의 고통에 눈감지 않고 공동선을 향해 어떻게 몸을 던질 수 있는지, 또한 그런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들려준다.
세 번째 행사인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삶의 기술’에선 청소년들이 둘러앉아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이 어디로 향해야 할 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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