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패 한라산이 ‘사월굿 꽃사월 순임이’를 공연하고 있다. 놀이패 한라산 제공
전국의 마당극패가 모여 평화·인권을 마당극으로 풀어내는 자리가 여름의 끝자락에 펼쳐진다.
놀이패 한라산(대표 강창훈)이 주최·주관하는 ‘제11회 4·3평화인권마당극제’ 오는 25~27일 제주시 산지천 탐라문화광장 일대에서 선보인다. 첫날인 25일 오후 7시에는 온전하게 죽지 못한 영혼들을 불러들여 생명살림의식을 통해 생명, 평화,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생명살림굿’을 놀이패 한라산과 참가단체들이 함께 연다. 오후 8시에는 광주의 놀이패 신명이 스산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던 전라도 어머니들의 당당하고 푸근한 삶을 드러낸 ‘꽃 같은 시절’을 무대에 올린다.
26일 오후 4시30분에는 실내공연장에서 일본 오사카에서 온 극단 달오름이 아버지를 찾아 일본 오사카를 찾은 소녀의 분투기를 담은 ‘그녀의 눈길 너머에’를 2인극으로 풀어내며, 오후 6시에는 제주의 배우 여상익이 1인 광대굿 ‘집’을 공연장 일대에서 연기한다. 이어 오후 7시에는 서울의 배우 이석규가 무당 어머니와 머슴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구두수선공의 입을 통해 예술과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1인 광대굿 ‘무당어미 머슴아비’를 선보인다.
초청공연으로는 대전 마당극단 좋다의 ‘만해가 없다’(26일 오후 8시), 대구 극단 함께 사는 세상의 ‘간난이’(27일 오후 4시30분) 공연이 있고, 거리공연과 1인 광대굿 등이 이어진다.
폐막공연은 27일 오후 8시 제주4·3 이후 이어지는 수난을 할머니의 인생 역정과 굴절된 가족사를 통해 펼쳐내는 ‘사월굿 꽃사월 순임이’를 놀이패 한라산이 공연한다. 이어 오후 8시30분에는 참가단체와 관객들이 참여하는 생명평화기원굿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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