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셋째 자녀 출산장려 1억 지원’ 추진
‘복지 아이콘’ 이재명은 “전형적 포퓰리즘” 비난
“다른 시·군에서 2천명 몰려오면 성남시 파산”
출산 조례 통과해도 성남시는 재의 요구 방침
일부에선 “이재명 때리기 위한 보수의 정략” 의심
‘복지 아이콘’ 이재명은 “전형적 포퓰리즘” 비난
“다른 시·군에서 2천명 몰려오면 성남시 파산”
출산 조례 통과해도 성남시는 재의 요구 방침
일부에선 “이재명 때리기 위한 보수의 정략” 의심
‘청년배당’, 무상교복, 무상 산후조리’ 등 이른바 ‘성남형 3대 복지’를 놓고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을 공격해온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갑자기 셋째 자녀 출산장려비로 1억원을 주는 조례안을 발의해 포퓰리즘 논쟁이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인구 절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과감한 출산 장려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복지정책이 나올 때마다 포퓰리즘이라고 딴죽을 걸었던 보수정당이 전례 없이 공격적인 저출산 복지정책을 내놓은 것이고, ‘복지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방어에 나서 공수가 바뀐 모양새다.
성남시의회 박광순(야탑1·2·3동) 의원 주도로 발의한 ‘성남시 출산장려금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은 29일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 상정됐다. 이 개정 조례안은 시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15명 가운데 11명이 동참했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마선식·박호근 의원도 이름을 함께 올렸다.
비록 이 개정 조례안은 29일 오후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의 치열한 논쟁 속에 4대 4로 ‘가부동수 부결’됐으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3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처리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의 뼈대는 셋째 자녀 출산 때 지급하는 출산장려금을 기존 1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방식은 셋째 자녀 출산 때 1천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3·5·7살이 되면 각 해당연도에 2천만원씩, 10살에 3천만원을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셋째 자녀 이상에 대해서는 고교와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시가 지원하고, 성남시 소유의 공동주택 우선 분양권을 주고 시 산하 기관 우선 채용 등의 혜택도 담고 있다. 한마디로 파격적이다.
개정 조례안이 통과하게 되면, 성남시는 해마다 600~700억원의 출산장려금 예산이 필요하다. 성남 지역 셋째 자녀 이상 출산 신고 건수가 연평균 540여명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출산장려금 예산 규모는 한 해 일반예산이 2062억원인 경기도 과천시 예산의 30%에 해당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주도하는 이런 조례 개정안을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성남시 인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98만명이고 일부 농어촌 지역처럼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지도 않고 있는 데다,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그동안 이재명 시장의 청년배당과 무상산후조리사업 등 각종 복지정책을 포퓰리즘이라며 기를 쓰고 반대해왔다. 특히 이들은 최근에는 1년에 30만원 안팎인 고교생 무상교복 지원 예산도 시의회에서 통과시키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쪽은 “성남시 가용예산이 3천억원에 달하는 등 재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성남시는 “가용예산은 쓸 용도가 모두 지정돼 있어 재원 마련도 어렵고 다른 시·군과 형평성도 있어 셋째 아기 출산비 1억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라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시장은 최근 “출산비 거액 지원 소식을 듣고 이 개정 조례안이 발효되고 다른 시·군에서 2천명이 성남시로 전입해 셋째를 출산하면 성남시는 곧바로 파산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셋째 자녀 출산비 파격 지원 조례안’은 치밀하게 계산된 정략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동안 복지정책을 선도하던 이 시장으로 하여금 자유한국당의 파격적인 복지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반대하게 만든 뒤 ‘이재명 시장이 이중적 행태’란 공격의 발판을 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한편, 현재 성남시의회는 전체 32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14명, 자유한국당 15명, 국민의당 1명, 바른정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꾸려져 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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