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전남대에 복원한 '광주민중항쟁도' 연합뉴스
1980년 5월의 광주를 압축한 벽화 ‘광주민중항쟁도’가 27년 만에 복원됐다.
광주민중항쟁도 벽화 복원 추진위원회는 2일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 사범대학 1호관의 동쪽 벽면에 가로 10m, 세로 16m 규모의 벽화를 복원해 제막했다.
복원에는 시민 900여명이 모금한 2600여만원과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이 기탁한 2000만원이 들어갔다. 작가 20여명은 지난 8월16일부터 28일까지 벽화를 다시 그렸다. 채색 작업에는 시민 423명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 벽화 앞에는 공원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축사에서 “5월 항쟁의 진실 규명, 옛 전남도청 복원, 5월 정신의 헌법 전문 게재 등은 광주의 중요한 임무”라며 “시민들의 궤적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힘의 원천이었다. 민중항쟁도 복원을 계기로 연대하고 협력하자”고 말했다.
광주민중항쟁도는 5·18민주화운동 10돌인 1990년 6월 전남대 그림패 마당과 예술대 미술패 신바람, 사범대 미술교육과 등이 유성 도료로 제작됐다. 벽면에는 총을 든 왼손을 힘차게 뻗은 청년을 중심으로 군용지프에 올라탄 시민군과 가마솥으로 밥을 짓는 여성들 등 광주의 오월을 압축한 장면이 담겼다. 상단 부분에는 백두산의 천지와 팔짱 낀 청년들을 새겨 청년·학생의 통일 열망을 표현했다.
이 그림은 5·18을 다룬 첫 벽화로 평가받았지만, 27년 동안 보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훼손이 진행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던 전남대 동문들이 의견을 내고 대학 쪽과 협의해 지난 5월 복원계획을 마련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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