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들머리에 있는 경남도 채무제로 기념나무. ‘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는 5일 기념나무를 정리하라며, 기념나무 앞에 홍준표 전 지사를 비판하는 팻말을 세웠다. H6s최상원 기자
경남 시민사회단체가 경남도청 들머리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나무’를 정리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 나무는 지난해 6월1일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가 경남도 채무제로 달성을 기념해 심은 것이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는 5일 경남도청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암행어사 마패 모양 팻말을 ‘채무제로 기념나무’ 앞에 세웠다. 팻말에는 <춘향전>에서 암행어사 이몽룡이 변사또의 학정을 비판하며 읊은 시를 패러디 한 홍 전 지사 비판시가 적혔다. “홍준표의 자랑질은 도민의 눈물이요/채무제로 허깨비는 도민의 피땀이라/도민들 죽어날 때 홍준표는 희희락락/홍준표산 적폐잔재 청산요구 드높도다.”
경남운동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대통령 병에 걸린 홍준표 전 지사는 경남도정을 자신의 치적 수단으로 여겼고, 보여주기식 도정으로 경남도민을 희생시켰다. 홍 전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으로 아이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고, 성평등기금·환경보존기금·통일협력기금 등 도민 복지와 경남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기금을 전용해 채무제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경남도민 눈물 위에 만들어진 채무제로는 결코 자랑할 일이 아니며, 개인 치적을 자랑하기 위한 나무를 경남도의 가장 상징적인 위치에 심어두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념나무를 정리하라고 요구했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는 5일 경남도청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채무제로 기념나무를 정리하라고 요구했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 제공
앞서 홍준표 지사 시절이던 지난해 6월1일 경남도는 채무제로 달성을 기념해 경남도청 들머리에 사과나무 한그루를 심었다. 하지만 사과나무가 살지 못하고 시들자, 경남도는 지난해 10월 사과나무를 뽑아내고 그 자리에 주목을 대신 심었다. 그러나 주목마저 시들자, 경남도는 지난 4월 주목을 뽑아내고 크기와 모양이 닮은 또다른 주목을 심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대선 기간 “땅 한평 팔지 않고 경남도 빚을 모두 갚았다”며 채무제로 달성을 경남도지사 시절 치적으로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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