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회관 앞마당에서 열린 사드 반대 41차 수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사드 철회”를 외치고 있다. <뉴스민> 제공
6일 오후 2시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발사대 4기가 다음날 새벽 옛 성주골프장에 추가 배치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경북 성주는 발칵 뒤집혔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 등 2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15분부터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회관 앞 도로 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일부는 트럭과 승용차를 동원해 도로를 막았다. 사드 장비를 옛 성주골프장이 있는 달마산에 추가 배치하려면 이 도로를 지나가야만 한다. 이들은 이외 소성리 회관으로 진입하는 주요 3개 도로도 막았고,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경찰은 100여개 중대 8000여명의 병력을 동원했다.
6일 저녁 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으로 올라가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회관 앞 도로에서 농성을 하는 주민 등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박화진 경북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5시53분 ‘사드 추가 임시배치에 따른 협조 말씀’을 발표해 “정부에서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거쳐 사드의 추가 임시 배치를 결정하고, 장비 이동을 위한 경찰의 협조를 요청하였습니다. 사드 장비 이동시 다수의 대형 군 차량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다, 임시배치에 반대하는 단체·주민들과의 물리적 마찰이 우려되어, 장비의 안전한 이동과 함께 주민들의 안전 보호를 맡고 있는 경찰의 고민이 큰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 경찰에서는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방침으로, 현장에서 공권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안전 펜스·의료인력 및 구급차 준비 등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우발 상황에도 대비할 예정입니다. 사드 반대 단체나 주민들께서도 평화적 방법으로 의사표시를 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고 밝혔다.
6일 저녁 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으로 올라가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회관 앞 도로에서 주민과 연대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사드배치철회 성주초전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 부산울산경남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 전국행동 등 5개 사드 반대 단체가 함께 운영하는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이날 오후 연락망을 통해 “오늘 오후 6시 이전에 소성리로 집결해달라”고 주민과 연대자들에게 호소했다.
임순분(61) 소성리 부녀회장은 이날 오후 3시15분께 호소문을 내어 “사드 추가 배치가 임박했다. 사드 추가 배치 소식이 알려지면 여기 소성리로 달려와 달라”며 “단 한 사람이라도 더 힘을 모으면 사드 추가 배치를 막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도 이날 오후 연락망을 통해 ‘오늘 오후 6시까지 소성리로 집결해달라’는 긴급 공지문을 돌렸다. 김충환(57) 성주투쟁위 상임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러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한 이런 시점에 사드를 또 불법적으로 배치한다면 과연 박근혜 정부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 성주투쟁위는 국방부로부터 아직 사드 추가 배치 사실을 통보 받은 적이 없다. 하루 전에 통보해주겠다고 했는데 이런 식으로 주민을 우롱할 수 있는거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성주투쟁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동(49) 성주군농민회장은 “힘을 합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드 추가 반입을 막겠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미국 압력에 굴복해 이런 식으로 사드를 추가 배치하려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성주/글·사진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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