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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짜고 남편 살해·암매장 혐의 구속

등록 2017-09-11 10:34수정 2017-09-11 17:46

4년전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자친구와 범행
지난 5일 대구 달성군 공터에서 경찰이 2013년 11월 숨져 암매장된 김아무개(당시 52살)의 주검을 찾고 있다. 김씨의 주검은 이날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지난 5일 대구 달성군 공터에서 경찰이 2013년 11월 숨져 암매장된 김아무개(당시 52살)의 주검을 찾고 있다. 김씨의 주검은 이날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남자친구와 짜고 남편을 살해한 뒤 주검을 암매장한 혐의로 아내가 4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 살인 등의 혐의로 아내 이아무개(56)씨와 이씨의 전 남자친구 박아무개(55)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2013년 11월7일 밤 9시께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에서 이씨의 남편 김아무개(당시 52살)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주검을 김씨 소유인 대구 달성군 공터로 옮겨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남편을 살해한 이씨는 이후 서류를 위조해 인감증명서 등을 발급받은 뒤 남편의 땅(991㎡), 화물차, 승용차 등 재산을 모두 자신의 명의로 옮겼다. 또 범행을 함께 한 남자친구 박씨에게는 2500만원을 줬다. 이씨는 남편 김씨와 10여년을 함께 살다가 2013년 초 결혼했다.

경찰은 지난 5월 “김씨가 몇년째 보이지 않는다”는 소문을 듣고 내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남편이 사라졌지만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은 이씨를 의심했다. 경찰은 박씨가 매달 공과금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숨진 김씨의 은행계좌에 돈을 송금한 사실도 확인했다.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지난 5일 김씨 소유였던 대구 달성군 공터를 수색해 김씨의 주검을 발견했다. 그의 주검은 백골로 변해 있었다.

이씨는 평소 돈 문제 등으로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범행 두세달 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박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이씨는 남편만 없으면 남자친구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재산도 나눠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하지만 범행 6개월 뒤 이씨와 박씨는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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