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대구 달성군 공터에서 경찰이 2013년 11월 숨져 암매장된 김아무개(당시 52살)의 주검을 찾고 있다. 김씨의 주검은 이날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남자친구와 짜고 남편을 살해한 뒤 주검을 암매장한 혐의로 아내가 4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 살인 등의 혐의로 아내 이아무개(56)씨와 이씨의 전 남자친구 박아무개(55)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2013년 11월7일 밤 9시께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에서 이씨의 남편 김아무개(당시 52살)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주검을 김씨 소유인 대구 달성군 공터로 옮겨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남편을 살해한 이씨는 이후 서류를 위조해 인감증명서 등을 발급받은 뒤 남편의 땅(991㎡), 화물차, 승용차 등 재산을 모두 자신의 명의로 옮겼다. 또 범행을 함께 한 남자친구 박씨에게는 2500만원을 줬다. 이씨는 남편 김씨와 10여년을 함께 살다가 2013년 초 결혼했다.
경찰은 지난 5월 “김씨가 몇년째 보이지 않는다”는 소문을 듣고 내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남편이 사라졌지만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은 이씨를 의심했다. 경찰은 박씨가 매달 공과금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숨진 김씨의 은행계좌에 돈을 송금한 사실도 확인했다.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지난 5일 김씨 소유였던 대구 달성군 공터를 수색해 김씨의 주검을 발견했다. 그의 주검은 백골로 변해 있었다.
이씨는 평소 돈 문제 등으로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범행 두세달 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박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이씨는 남편만 없으면 남자친구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재산도 나눠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하지만 범행 6개월 뒤 이씨와 박씨는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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