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경로당 어르신들은 대부분 고령으로 활동이 자유롭지 않고 취사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급식·청소 도우미 지원이 절실하다.전남도청 제공
전국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전남이 내년부터 경로당에 급식·청소 도우미를 보내는 내용의 조례를 마련한다.
전남도의회 송형곤 의원(고흥)은 11일 농어촌 어르신의 공동 생활공간인 경로당의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남도 경로당 운영 및 활성화 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운영비·양곡비 보조와 공동 작업장 설치 등 기존 경로당 지원 사업에 급식·청소 도우미 파견을 포함했다. 여태껏 자원봉사나 임시고용으로 이뤄지던 급식·청소 도우미 파견이 법규에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개정안은 도의원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어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은 “농어촌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평균 75살을 넘는 고령이어서 식사 준비와 설거지, 주변 청소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일이 번거로워 출입을 꺼리는 분들이 있는 만큼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통과하면 내년부터 급식하는 15인 이상 경로당부터 도우미를 파견한다. 도우미는 한 주 3차례 하루 3시간, 한 달 10차례 방문해 급식과 청소 등을 돕게 된다. 최저임금을 보장받아 한 달 27만원 안팎을 보수로 받는다. 먼저 노인 중 근로능력과 조리경험이 있는 지원자의 신청을 받아 선발하기로 했다.
송 의원은 “남자 노인당의 경우 어려움이 더 많다. 일부 경로당에서 운영비로 도우미를 쓰기도 하지만 이는 올바른 집행이 아니기 때문에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경로당을 편안한 쉼터로 만들고, 노인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경로당 급식 도우미 지원과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을 연계할 방침이다. 남자 노인당처럼 시급한 공간부터 도우미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지난해 노인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경로당 1494곳에 도우미 1706명을 파견한 바 있다. 조례를 개정하면 도우미를 지원하는 경로당을 더 늘리고, 들쑥날쑥했던 지원 주기도 정례화한다. 전남지역의 경로당은 8889곳, 이용자는 27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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