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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슈뢰더 “위안부 피해자들 고통, 홀로코스트와 다름없다”

등록 2017-09-11 17:22수정 2017-11-20 21:05

전 독일 총리, ‘나눔의 집’ 찾아
소녀상 어루만지고 희생자 추모
전·현직 국가원수급 방문은 처음

“일, 과거 사과 거부해 안타깝다
할머니들 노벨평화상 추천 지지”
‘안네 프랑크’ 사진·1000만원 기부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폭력에 대해 (사과하는)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는 지금 이곳에 있는 분들은 (일본에 대한) 복수심이나 증오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 일본이 (잘못된) 역사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꾸준히 비판해온 게르하르트 슈뢰더(73) 전 독일 총리가 11일 오후 3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을 찾았다. 외국 전·현직 국가 원수급 인사가 나눔의 집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뢰더는 1998년 10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독일 총리를 역임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참으로 가슴 아픈 현장을 찾았다. 사람들이 이곳에 있는 분들을 ‘위안부’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위안’은 자발적 의사가 담긴 것이다. 이분들은 위안이 아니라 전쟁의 폭력에 참혹하게 희생된 여성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쟁에 의한 참혹한 폭력은 복구될 수 없다. 일본의 전쟁 폭력 희생자들인 할머니들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슈뢰더 전 총리는 나눔의 집 어귀에 세워진 소녀상을 어루만진 뒤, 바로 옆 피해 할머니들의 납골묘와 추모비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둘러본 그는 박옥선(94)·이용수(90)·이옥선(91)·하점연(96) 할머니 등을 만나 아픔을 공유하고 위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할머니들이 당한 개개인들의 희생과 고통은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학살)와 다르지 않다. 전쟁에서 희생된 여성에 대해 세계가 알아야 한다. 피해 할머니들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의 역사를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용수 할머니는 “먼 길 감사하다. 죽기 전에 일본의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자신의 손목에 차고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억 팔찌’를 빼 슈뢰더 전 총리에 채워주기도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날 나치 독일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사진을 할머니들에게 전했고, 1천만원을 여성 인권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나눔의 집은 답례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그림 <끌려감>과 ‘소녀상’ 모형을 전달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나눔의 집 방명록에 “이렇게 큰 고통을 당한 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흐릅니다”라고 썼다. 그는 오후 4시께 나눔의 집을 떠나기 전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받았으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자리에서 서 있기도 힘들다. 여기는 기자회견에 어울리지 않는 장소인 것 같다. 마음이 무거워 얘기를 나누지 못하겠다”며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

광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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