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6회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에서 축제장을 찾은 유학생 등이 중국 전통 의상을 체험하고 있다.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중국의 사드보복이 길어지면서 국가 경제는 물론 충북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청주 국제공항은 사실상 국내공항으로 전락했고, 화장품·건전지 등 소비재들의 중국 수출도 줄었다.
이런 와중에 충북은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을 연다. 말 그대로 중국인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벌이는 축제다. 올해 7회를 맞은 축제는 ‘한중친교 14억 중국인과 함께하다’를 주제로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연다.
왜 충북은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축제를 열까?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사드 등 외교적 문제로 얼어붙은 두 나라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축제를 열기로 했다.
실제 축제에는 아이홍거 주한 중국대사관 교육참사관 등 중국 쪽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중국인 유학생 등 축제 인파와 어울릴 참이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의 참석도 조율하고 있다. 유지앙라 지린대 부총장 등 중국 대학 20여곳의 대학 대표들이 윤여표 충북대 총장 등과 한·중 대학 총장 포럼을 연다. 중국 명의주도기업, 의료기기업체 이시엠 등 기업체들도 입국해 한·중 기업인 회의를 진행한다. <런민일보> <신화통신> 등 중국 유력 언론도 축제 현장을 중국에 보도할 참이다.
이종필 충북도 관광정책팀장은 “사드보복에 따른 우리 나름의 대응 조처로 중국인 유학생 축제를 중단하자는 여론도 있지만 오히려 축제가 경색된 두 나라 관계를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축제 개최의 또 다른 이유는 미래 중국 교역·교류의 주역에 대한 투자다. 축제에는 국내 체류 중국인 유학생(6만명) 등 3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충북대(966명), 청주대(516명), 세명대(180명) 등 충북지역 중국인 유학생뿐 아니라 사실상 전국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축제장을 찾을 전망이다.
지난해 열린 6회 중국인유학생 페스티벌에서 중국인 유학생 등이 ‘지식 디베이트’ 프로그램에 참여해 토론 경연을 하고 있다.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축제 조직위는 이들에게 한류 문화를 전할 참이다. 날마다 케이팝 공연이 열리고, 한중 전통문화·공연·음식 체험 등이 펼쳐진다. 한중 학생들이 벌이는 토론대회, 노래 경연, 체육대회, 바둑·게임 대결, 치맥 페스티벌 등도 이어진다.
충북도는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이 사드 배치로 얼어붙은 한-중 경제 교류의 물꼬를 트는 촉매가 되길 기대한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관광 분야 등 충북 경제도 휘청거렸다. 지난해 8월까지 중국인 33만4451명이 청주공항을 이용했지만 올핸 같은 기간 8만7766명으로 73.8%가 줄었다. 이 때문에 중국인 관광 특수 또 한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충북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1~7월 26억2700만 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 32억800만 달러로 22.1% 늘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상반기 8억2100만 달러에서 올해 12억7100만 달러로 55.5% 늘면서 수출 증대를 주도했다. 하지만 건전지·축전지 부문은 지난해 3억9500만 달러에서 3억5800만 달러로 9.5% 줄었고, 화장품·비누·치약 부문도 1430만 달러에서 1395만 달러로 2.4% 감소했다. 박경찬 충북도 국제통상과 주무관은 “반도체·광학 등 충북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품목들의 호황 때문에 그나마 대중국 수출이 늘었다. 하지만 관광 등의 부진은 뼈아픈 부분”이라고 밝혔다.
충북도 관계자는 “한중 관계의 중심 역할을 할 중국인 유학생들을 ‘친한’, ‘친충북’ 인사로 만들어 한중 교류에 우호적으로 기여하게 하는 게 축제의 목적이다. 충북이 사드 배치 등으로 어려워진 한중 관계를 풀어 가는 주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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