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 등에 설치된 아이피(IP) 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엿보고 관련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시킨 누리꾼 5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19일 오전 경찰이 이들에게서 압수한 하드디스크 와 동영상 등을 전시하고 범죄를 시연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제공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일반 가정이나 영업용 매장에 설치된 아이피(IP) 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들여다보는가 하면 은밀한 장면이 담긴 ‘엿보기 영상’을 음란물 사이트 등에 퍼 나른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임아무개(2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전아무개(34)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임씨 등은 올해 4월부터 이달 초까지 보안이 허술한 아이피카메라 1402대를 해킹해 2354차례 무단 접속, 여성이 옷을 갈아입는 등의 사생활을 엿보거나 해당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이들이 음란물 사이트에 올린 엿보기 동영상을 다른 사이트에 퍼 나른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김아무개(22)씨 등 37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이들은 음란물 사이트에 자신이 해킹한 영상을 올리거나, 아이피카메라를 해킹했다는 것을 자랑삼아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아이피카메라는 인터넷과 연결돼 개인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제어가 가능한 폐회로텔레비전(CCTV)의 일종으로, 최근 애완동물을 키우는 일반 가정이나 도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매장 등에서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은 올해 초 아이피카메라 보안이 허술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음란물 사이트 등을 모니터링 하는 과정에서 유포된 영상을 역추적해 관련자들을 붙잡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 촬영하진 않았지만 엿보기 영상을 음란물 사이트에 올린 김씨 등 37명에 대해서도 성폭력특례법상 ‘카메라 이용 등 촬영’ 혐의를 적용해, 몰래카메라 범죄에 준해 처벌하기로 했다. 유사 범죄피해를 막기 위해선 아이피카메라 사용자는 초기 설정된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고, 수시로 접속 로그기록을 확인해 타인의 무단 접속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피카메라 제조사는 사전에 인증된 특정 기기에서만 영상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안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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