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왼쪽에서 여덟째) 등이 22일 제천 국제 한방바이오엑스포 개막을 축하하고 있다.충북도청 제공
지난해 8월 10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 아쿠아틱스 스타디움 남자 접영 200m 결승. 미국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가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찍었다. 세계의 눈은 그를 주목했지만 한의학을 아는 이는 그의 두 어깨에 눈이 쏠렸다. 우람한 근육보다 선명한 둥근 자국. 부항이었다. 리우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를 딴 수영황제의 부항 자국은 단연 화제였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부항 치료 사진과 ‘부항에 고맙다’는 글까지 담았다.
조직적 금지약물 사용 의혹을 받은 러시아의 한 국영 방송은 “부항은 근육 회복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마리야 샤라포바의 올림픽 출전을 무산시킨 금지약물 멜도늄과 다르지 않다. 부항도 금지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부항은 화학적 약물이 아니며, 국제올림픽위원회 등도 금지하지 않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한국은 물론 국외 선수들도 애용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지난 6월 한국한의학연구원 등이 제안한 ‘공기배출 컵’(부항)을 국제표준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한의학이 양의학과 다른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부항·침·뜸 등 전통 치료법을 넘어 한방 천연물을 통한 신약 분야까지 다양하게 분화하고 있다.
22일 충북 제천에서 개막한 2017 제천 국제 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가 인류의 건강과 무병장수의 답을 제시한다. 다음 달 10일까지 이어지는 엑스포에선 한방의 천연물 산업 가능성과 한방을 통해 현대의 난치병을 극복할 수 있는 비법을 만날 수 있다.
왜 제천일까? 제천은 조선 시대 3대 약령시장 가운데 하나였다. 지금도 서울, 대구 등과 한약재 시장의 명성을 잇고 있다. 당귀·작약·황기 등은 전국 유통량의 80%가 제천에서 거래된다.
제천 한방엑스포는 아토피 피부염, 천식, 비염 등 3대 알레르기에 대한 한방 치료법을 제시한다. 한방 바이오 미래 비전관과 미래 천연자원관, 한방 바이오 생활 건강관 등에선 바이오와 접목한 한방의 미래를 보여준다.
산업으로 발전한 한방도 만날 수 있다. 세계적인 제약·화장품·의료기기 등 250여개 업체 3500여명의 바이어가 한방 관련 정보와 기술, 제품 등을 교류한다. 세명대·대한한약협회·편강한의원, 한약진흥재단, 대한한약협회 등과 중국·일본·타이완 등의 한방 전문 기관과 학자 등이 한방 학술 정보도 교류할 참이다.
한방과 쉽게 친해지는 공간도 많다. 사상체질 진단, 향기 치료 코너, 한·중·일·인도 등의 대체 의학 체험 행사도 있다. 전통차 시음, 공예, 약채락(약초 비빔밥) 등 체험과 한방 마당극 등 공연도 이어진다.
이시종 제천 한방엑스포 조직위원장(충북지사)은 “한방은 바이오산업과 접목해 무한한 파생 상품을 낳는 블루오션이다. 이번 엑스포가 한방에 바이오를 더한 융복합 산업의 미래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