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와 5월단체는 26일 전두환을 미화하고 5·18을 왜곡하는 등 말썽을 빚은 심원택 여수문화방송 사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남본부 제공
여수 시민단체와 광주 5월단체가 심원택 <여수문화방송>(MBC) 사장의 전두환 미화 발언을 들었다는 내부 직원의 증언을 공개하며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이들은 26일 여수엠비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역사적 발언을 했던 심 사장은 약속한 대로 5·18유족과 여수시민에게 사죄하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날 회견은 심 사장이 전날 5·18을 왜곡하거나 전두환을 미화하지 않았다고 부인하자 당시 발언의 정황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심 사장의 부적절한 발언을 두고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당시 사장이 치과 치료 때문에 술도 마시지 않았고 분위기 때문에 반박하지 못했다는 전언이 나온 만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여수엠비시 노조는 사원 6명이 지난 5월23일 오후 6시30분부터 9시20분까지 여수시 여서동 한 공간에서 열린 직원간담회에서 들은 심 사장의 문제 발언들을 정리해 2쪽 분량으로 공개했다.
이 증언을 보면, ㄱ씨 등 3명은 “심 사장한테 ‘전두환은 멋진 사람이다. 백담사로 찾아간 적도 있다. 불도 안 들어 오고 추운 방에서 지내고 있어 안쓰럽더라. 오해를 하는 부분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ㄴ씨 등 2명은 “심 사장이 ‘전두환 회고록을 감명 깊게 읽었다. 자서전에 언급된 북한군 개입설도 팩트일 수 있다. 5·18을 광주사람의 눈으로 본 것과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본 것이 있을 수 있는데 왜 광주사람만 맞다고 보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심 사장은 “증언을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발언 여부를 확인하려는 언론의 취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전날 5·18 왜곡과 전두환 미화가 사실이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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