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전통 겸비한 지역 축제 4곳
도심 공연·불꽃쇼 ‘서울거리축제’
아리랑의 시작 ‘정선아리랑축제'
고대 한류의 본산 ‘백제문화제'
다시 보는 진주대첩 ‘개천예술제’
도심 공연·불꽃쇼 ‘서울거리축제’
아리랑의 시작 ‘정선아리랑축제'
고대 한류의 본산 ‘백제문화제'
다시 보는 진주대첩 ‘개천예술제’
‘축제의 밤’이 다가온다. 전통이 사라져가도 한가위 강강술래를 대신할 만한 문화예술제가 전국 곳곳에서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서울은 거리예술, 강원은 정선아리랑, 충청은 백제문화, 경남은 개천예술제 등 전통도 막강한 축제들이 한가위 연휴 잇달아 시작한다. 예술성을 갖추고 전통도 보존한 지역 축제 4곳을 미리 둘러본다.
세종대로에서 롤러 타볼까 ‘서울거리예술축제’
서울 사람은 연휴에 어디로 떠나지 못해도 쓸쓸하지 않겠다. 연휴기간 동안 이승환 밴드 공연에서 불꽃쇼까지 서울거리예술축제가 광화문 일대를 점령한다.
10월5일 저녁 8시 무용수들이 공중으로 떠오르면서 축제가 시작된다. 스페인·아르헨티나 퍼포먼스 팀 ‘보알라’는 가느다란 줄에 매달려 높이 7m 상공에서 록음악에 맞춰 공중공연을 펼친다. 이승환 밴드도 이날 서울광장 무대에 등장해 길거리 예술가들과 협연한다. 47개 작품, 거리예술 145회 공연이 펼쳐지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유쾌한 위로’다. 지난해 가을과 겨울 광장에서 경험한 희망과 아픔을 다시 거리에서 씻어내자는 뜻이다. 가장의 이야기를 담은 ‘기둥’(10월5~8일 서울광장 세종대로), 예술치유의 경험을 제공하는 ‘마사지사’(10월5~8일 무교로~모전교) 등은 공감과 위로를 전하려는 공연이다.
축제 마지막날인 8일엔 세종대로가 놀이터로 변한다. 롤러스케이트장을 재현한 ‘싸프 로-라장’, 안내양 언니와 버스기사가 디제이를 하는 ‘춤추는 버스’, 문화동창회 프로그램 ‘유쾌한 학교’ 등은 관람자가 참여하는 복고풍 놀이 프로그램들이다. 축제는 세종대로~서울광장 불꽃쇼 행진으로 막을 내린다.
1+1, 함께 가면 좋은 곳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요 전시가 이어지는 돈의동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추석에도 문을 연다.
록음악으로 듣는 ‘정선아리랑
모든 아리랑의 시작, 정선아리랑이 한가위를 맞아 소리를 높인다. 29일부터 10월2일까지 나흘 동안 강원도 정선군 아라리공원에서 축제가 열린다. 정선아리랑은 아리랑 가운데 유일하게 무형문화재(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1971년)로 지정돼 있다. 2012년 12월에는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다.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로 지정된 정선아리랑제는 아리랑을 주제로 한 다양한 공연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42돌을 맞은 올해 개막공연으로 첫선을 보이는 ‘아리랑 무극’이 눈길을 끈다. 록과 뮤지컬 형식을 빌려 정선 아우라지 처녀·총각 설화를 현대적 의미로 풀어냈다. 지역 주민 150여명이 출연하는 주민 참여형 공연이라는 점도 색다르다.
아리랑뿐 아니라 국가무형문화재인 강릉의 관노가면극, 전북 익산의 이리향제줄풍류 등의 공연과 강강술래, 줄타기, 경산중방농악, 중국 경극 등 세계 곳곳의 인류무형문화유산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1+1, 함께 가면 좋은 곳
정선아리랑제에 왔다면 정선 5일장도 빼놓을 수 없다. 옛 시골 장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곳을 찾는 사람은 1년에 60만명을 넘는다. 5일장에선 콧등치기와 황기족발, 곤드레나물밥, 수수부꾸미, 메밀전병, 녹두전 등 강원지역 토속 음식이 불티나게 팔린다.
금강 가로지르는 축제 ‘백제문화제’
‘백제문화제’는 지역의 정체성으로 백제를 기억하려는 축제다. 초기 백제문화제는 백제 멸망 때 3충신인 성충, 흥수, 계백 등을 기리는 제의에 민속·예술·체육 행사를 더한 문화예술제 성격에 가까웠다. 그러다 1971년 무령왕과 왕비의 무덤 발굴에 이어 전국 곳곳에서 백제 유적이 잇따라 발견되는 등 백제 역사가 발굴되면서 문화제도 역사문화축제로 자랐다. 2015년 충남 공주·부여, 전북 익산에 걸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고대 동아시아 문화대국 백제’를 알리는 대표 축제로 발돋움했다.
올해 63돌을 맞은 백제문화제(9월28일~10월5일)는 백제를 ‘한류 원조’로 정의했다. ‘한류원조 백제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일주일 동안 123개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공주에선 금강을 중심으로 강변과 공산성, 송산리고분군 등에서 불꽃축제와 백제마을체험, 백제교류국 사절단 행렬 재현 등이 펼쳐진다. 금강을 가로질러 공산성을 연결한 부교 걷기는 축제 때만 즐길 수 있는 묘미다. 부여에서 축제 중심 무대는 오층석탑이 있는 정림사지에 세워진다. 부여에선 사비로 도읍을 옮긴 성왕의 정도고유제 재현과 663년 백강전투를 테마로 만든 뮤지컬 ‘백강의 노래’, 부여수륙대재 등으로 좀 더 백제의 전통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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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갑사 가는 길은 은행나무와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한가위 동안 템플스테이도 열린다.
진주대첩 재현하는 ‘개천예술제’
해마다 10월3일부터 10월10일까지 8일 동안 경남 진주 일원에서 열리는 개천예술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1주년을 기념해 1949년 10월3일 개천절에 처음 열렸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1979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차례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열리고 있다. 1964년부터 1968년까지는 개막식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올해도 다음달 3일부터 8일 동안 진주성·남강 등 진주 전역에서 개천예술제가 열린다. 축제는 3일 오후 4시 진주성 임진대첩계사순의단에서 불붙인 성화를 무대 옆에 안치하고,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며 종을 치는 ‘서제’로 시작된다. 5일과 6일 저녁엔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인 진주대첩(진주성 1차 전투)을 재현한 공연과 거리행진이 펼쳐진다. 축제 마지막 날인 10일 저녁 8시엔 남강에서 불꽃놀이가 열린다. 7~9일 저녁 7시30분 진주성 특설무대에선 진주대첩을 주제로 만든 뮤지컬 ‘촉석산성아리아’가 공연된다.
1+1, 함께 가면 좋은 곳
1일부터 15일까지 남강에선 다양한 형태의 3만9000여개 등을 띄우는 진주남강유등축제도 함께 열린다. 진주성 전투 당시 남강에 등을 띄워 성 안팎 소식을 전했던 것에서 유래한 축제로, 애초 개천예술제 한 부분으로 진행되다가 2000년부터 독립된 축제가 됐다. 2015년부터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남은주 최상원 박수혁 최예린 기자 mifoco@hani.co.kr
서울거리예술축제는 10월5일 시청광장에서 공중공연과 록음악이 협연하는 개막작 ‘무아레'로 시작한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이승환 밴드는 개막공연에서 재능기부로 출연할 예정이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제42회 정선아리랑제가 29일부터 10월2일까지 나흘 동안 강원도 정선군 아라리공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정선아리랑제의 공연 모습. 정선아리랑제위원회 제공
지난해 제62회 백제문화제 때 부여에서 진행된 ‘혼불 제의식’ 모습.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제공
2015년 제61회 백제문화제 때 부여에서 열린 ‘사비정도고유제’ 모습.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제공
2015년 제61회 백제문화제 때 공주 금강변에 펼쳐진 ‘백제한화불꽃축제’ 모습.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제공
진주남강유등축제
개천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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