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담 사이를 걷고 있는 탐방객들. 제주도 제공
돌의 섬 제주에서 밭담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밭담축제가 열린다.
제주도는 다음달 14~15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제주밭담 테마공원에서 제주도 농업유산위원회(위원장 강승진) 주관으로 제주밭담 축제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제주밭담 축제는 제주밭담이 지난 2013년 국가중요 농어업유산으로 지정되고, 2014년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돼 밭담의 가치를 알리고, 농업 유산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열리고 있다. 올해로 세번째다.
‘천년의 밭담 가치, 미래로 이어가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밭담 축제는 밭담 트레킹, 토크 콘서트, 밭담그리기 및 밭담 쌓기대회 등 경연 프로그램과 굽 돌 굴리기, 밭담 골든벨, 고구마 구워먹기, 현무함 비누 만들기, 돗통시 체험 등 제주밭담과 연계한 문화를 알리기 위한 여러가지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축제 기간 밭담 트레킹 코스(A, B코스)에는 밭담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전문 밭담해설사를 배치했으며, 제주갈옷을 입고 참가자들이 직접 작물을 캐고 모종을 심는 밭농사 체험프로그램과 밭담 푸드 콘테스트도 새롭게 마련했다.
제주도 내에서 밭담은 고려 고종(1192-1259) 때부터로 전해진다. 경작지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이웃의 경작지를 침범하고, 지방의 토호세력들이 힘 약한 백성의 토지를 빼앗는 일이 빚어지자 이런 분쟁을 없애고, 소나 말의 경작지 침범 등을 막기 위해 제주판관 김구(1211-1278)가 처음 돌담을 쌓은 것으로 16세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전한다. 검은색 현무암의 돌담이 끊어이 이어진 모습이 흑룡을 닮았다고 해서 ‘흑룡만리’라고도 하며, 1601년 제주도에 왔던 어사 김상헌은 제주 기행문 격인 <남사록>에서 밭담을 ‘(만리)장성’에 비유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이번 축제를 통해 선조들의 삶과 지혜를 얻고 제주밭담을 보전·관리해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가치를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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