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와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왼쪽부터)가 29일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개막한 7회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에서 손을 잡고 두 나라가 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오윤주 기자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와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해 손을 잡았다.
두 대사는 29일 저녁 6시 청주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7회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에서 사드 등 정치적 문제로 경색된 한중 관계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노 대사는 주중대사 임명 뒤 첫 공식 일정으로 유학생 페스티벌을 찾았다. 추 대사는 지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유학생 페스티벌을 찾아 노 대사와 만났다.
조금은 어색한 두 대사.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왼쪽 둘째)와 추궈홍(오른쪽 셋째) 주한 중국대사가 29일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조금 거리를 둔 채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거리를 두고 앉아 있던 두 대사의 다리가 됐다. 이 지사는 “두 대사는 한중 관계는 물론 세계 평화, 동북아 평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야 한다. 경색된 한중 관계를 풀어갈 수 있게 악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두 대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잡고, 1000여명의 한중 학생과 시민 등에게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해 힘쓸 것을 웃음으로 약속했다.
추 대사는 두 나라 관계 개선이 공동 이익과 상호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추 대사는 축사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난제는 두 나라 합작 교류, 국민감정 등에 좋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한국과 공동 발전을 늘 중요시하고 있으며, 갈등과 난제 해소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29일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 축사를 통해 한중 두 나라 공동 이익을 위해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또 두 나라 관계 개선을 위해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정치적 신뢰를 쌓고 마음을 한데 모으면 한중 관계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사는 앞서 이날 오후 이시종 충북지사 등과 가진 환영 만찬 자리에서도 “한중은 운명·책임 공동체다. 먹구름은 해를 이길 수 없다. 해는 양국의 공동이익과 국민들의 염원이다. 먹구름은 곧 걷힌다”고 말했다.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가 29일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 축사를 통해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신뢰 구축 등을 강조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노 대사도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추 대사에 이어 축사를 한 노 대사는 “최근 정치적인 문제로 두 나라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오늘 유학생 페스티벌처럼 함께 하는 기회들이 쌓여가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감이 생긴다. 이 행사가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29일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7회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 개막을 알리고 있다.오윤주 기자
사드로 굳어진 한중 관계를 푸는 데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왔다. 축제를 준비한 이 지사는 “한중이 경색돼 더 열심히 축제를 준비했다. 경색된 두 나라 문제를 푸는 데 유학생 축제가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이 한중 문제를 푸는 해결사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해법도 나왔다. 노영민 주중대사가 지난 28일 “중국 문제 해결의 결정적 계기는 정상회담이다.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한 발언을 의식한 듯 추 대사도 고위급 관계 개선을 언급했다. 추 대사는 이날 축제 개막에 앞서 이 지사와 가진 환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은 고위급 간 관계 개선부터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뒤 두 나라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고위급 간 상호 신뢰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사가 밝힌 한중 정상회담 추진을 에둘러 확인한 것이다.
29일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개막한 7회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에서 중국 전통 놀이 사자춤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오윤주 기자
29일 ‘한·중 친교’를 주제로 개막한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은 다음 달 3일까지 케이팝 콘서트, 한중대학생 토론 배틀, 한중 대학 총장 포럼, 치맥 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충북도는 국내 체류하는 중국인 유학생, 기업 관계자, 시민 등 3만~4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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