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선흘1리 주민들과 함께 하는 동백동산 환경교육 포스터. 제주생태관광협회 제공
제주 동백동산을 아시나요? 한여름에도 서늘함을 주고, 대낮에도 살짝 어두울 정도로 수풀과 나무가 우거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이곳은 제주시 선흘리 마을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이곳 주민들이 환경교사로 나서 자연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슬로우푸드를 만드는 자리가 마련된다.
사단법인 제주생태관광협회(대표 고제량)가 오는 21일과 28일 선흘1리 동백동산 습지센터 일대에서 ‘선흘1리 주민들과 함께 하는 동백동산 환경교육’을 주제로 마련한 행사에는 마을주민들이 나와 자신들의 경험과 동백동산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고, 참가자들과 함께 동백동산에서 나온 식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행사를 갖는다.
선흘 곶자왈에 있는 동백동산 일대는 주민들의 삶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주민 들은 이곳에서 숯을 구웠고, 밭벼를 재배했으며, 목축이나 노루 등을 사냥하기도 했다. 일본 강점기 때는 일제의 강요에 공출용 땔감을 구해야 했고, 제주 4·3 때는 토벌대의 토벌을 피해 주민들이 피신생활을 했던 곳이다. 이 때문에 선흘1리 주민들에게 동백동산은 삶의 일부처럼 남아있다.
주민들은 마음속에 꼭꼭 담아두었던 자신의 체험담을 참가자들과 공유한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동백동산으로 대표되는 곶자왈의 자연·생태적 가치는 물론 역사와 마을문화에 얽힌 가치를 인식하게 한다.
21일 오전 10시부터는 동백동산 습지센터와 일대에서 ‘다락방’이라는 주제로 그림책 북 콘서트를 연다. 이 행사는 지난 2015년부터 70살 이상 마을주민들과 함께 동백동산의 추억과 기억을 담아 만든 그림책 이야기를 참가자들과 공유하는 자리다. 이 과정에서 그림책 작가를 맡은 마을주민들은 삶의 애환을 풀어내고 참가자들은 자연과 함께 살았던 어른들의 삶의 철학에서 자연의 가치를 배우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에는 ‘동백동산 지오 파크(GEO PARK)와 만난 교육, 맛난 요리’라는 행사가 진행된다. 마을주민들과 함께 동백동산에 숨어있는 미션을 풀며 동백동산의 지질을 이해하는 시간이다. 이어 ‘맛난 요리’시간에는 선흘리 부녀회원들과 함께 동백동산에서 자라는 가시나무 도토리를 이용한 칼국수를 만드는 체험도 한다. 빙떡 만들기 체험을 통해 용암의 종류를, 제주 보리빵을 만들면서 동백동산의 용암 언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재미있는 시간도 갖는다. 제주도 초가에서 이용했던 띠를 이용한 집줄 놓기 체험을 통한 용암의 새끼줄 구조도 배운다. 이밖에 동백동산 습지센터에서는 음식 체험부스와 전통문화 체험부스도 운영된다.
협회 쪽은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제주생태관광협회 누리집(www.jejuecotour.com)을 통해 참가자 접수를 하며, 참가 인원은 21일엔 선착순 30명, 28일엔 70명이며, 참가비는 무료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