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 이영숙씨 아들(왼쪽)이 영정을 든 가운데 이씨의 유해가 든 관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014년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해 전남 목포신항에 인양·거치된 세월호에서 3년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된 이영숙(54)씨의 장례식이 비가 오는 가운데 부산에서 열렸다.
이씨 유가족은 15일 새벽 6시부터 부산 부산진구 시민장례식장에서 친지와 세월호 참사 유족들로 꾸려진 4·16가족협의회 회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씨를 이 땅에서 떠나보내는 발인식을 했다.
이씨의 아들 박경태(31)씨가 이씨한테 마지막 인사를 한 뒤 영정을 들고 앞장서자 박씨의 지인들이 이씨의 유해가 든 관을 들고 뒤따랐다. 이씨의 유해가 든 관이 운구차에 오르자 박씨는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뒤따르던 참석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의 유해는 화장장이 있는 부산 금정구 부산영락공원으로 옮겨졌다. 아침 8시께 화장이 끝나자 이씨 유족은 유골함을 들고 부산역으로 갔다. 이씨 유골함은 오후 1시께 인천가족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치됐다.
앞서 이씨 유족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13일 아침 8시 전남 목포신항에서 이씨의 영결식을 치렀다. 이씨 유족은 친·인척이 있는 부산에서 장례를 치르기로 하고 13일 오후 시민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렸다.
빈소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세월호 미수습자들이 조속히 수습되기를 바라는 시민들이 조문했다. 부산진구가 지역구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14일 오전 빈소를 방문하고 조문했다.
김 장관은 15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이씨의 빈소가 제가 사는 지역에 차려진 것을 보면서 세월호 참사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 다시 한번 실감났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말았으면 한다. 아직 찾지 못한 분들의 유해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4년 4월16일 당시 제주도에 직장을 잡은 박씨와 함께 살기 위해 이삿짐을 옮기다 사고를 당했다. 참사 이후 3년 동안 미수습 상태였던 이씨는 지난 5월22일 인양돼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3층 선미 좌현 객실에서 발견됐다. 이씨는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서 유해가 온전하게 수습됐고, 신분증과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선체 인양 뒤 미수습자 9명 가운데 이씨와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 단원고 고창석 교사 등 4명의 유해를 찾았으나 단원고 남현철·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 등 5명은 아직 찾지 못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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