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이 17일 내놓은 장계 국가 정원 조성 계획. 옥천군은 360억원을 들여 안내면 장계리에 ‘순천만형’ 국가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옥천군청 제공
국가 정원을 조성해 관광객을 모으는 전남 ‘순천만 정원’을 좇는 자치단체들이 정원 조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데다, 상당 부분 국가 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충북 옥천군은 17일 ‘옥천군 대청호 생태 관광벨트’ 개발의 하나로 장계 국가 정원 조성 계획을 내놓았다. 장계 관광 단지 주변에 ‘순천만형’ 대단위 국가 정원을 조성하는 게 뼈대다. 문제는 예산이다. 옥천군은 장계 국가 정원 조성 예산으로 36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어린이 물의 정원과 문학의 정원 등에 188억원, 묘목 테마공원과 참여의 공원 등에 172억원이 투입된다. 군은 지난해 12월 2억6000여만원을 들여 ‘옥천군 대청호 생태 관광벨트’ 개발 용역을 진행한 결과, 유망 사업의 하나로 장계 국가 정원 조성 사업이 제시됐다. 정연기 옥천군 기획팀 주무관은 “순천만 국가 정원을 모델로 하고 있지만 옥천만의 특화된 정원을 선보일 참이다. 공모를 통해 국비 지원을 받는 것이 사업의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증평군은 두타산에 대단위 정원 관광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군은 산림청이 지원하는 ‘지방 정원 조성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선 내년 7~8월께 5억원을 들여 사유지 10만㎡를 사들인 뒤 군유지를 포함한 30만㎡에 정원 관광지를 꾸미는 방안을 마련했다. 역시 국비 확보가 관건이다. 장재혁 증평군 공원녹지팀 주무관은 “전체 사업비 65억원 가운데 국비가 절반, 도비가 9억원 정도다. 국비 사업 공모에 선정돼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웃 음성도 정원 관광지 조성에 나섰다. 음성은 지난 4월 산림청 지방 정원 조성 사업 대상에 뽑혀 토지매입과 설계에 나서는 등 한 발 앞서 있다. 군은 30억원을 들여 음성읍 용산리 봉학골 산림욕장 근처 옛 예비군 훈련장 일대 사유지를 사들인 뒤, 주변 30만㎡에 정원 관광지를 만들 참이다. 국비 30억원에 도비 9억원을 받아도, 군 예산 51억원을 들여야 한다.
오상윤 음성군 공원녹지산림팀장은 “용산 저수지 둘레길과 연계하고 다문화 정원을 꾸미는 등 음성만의 특화된 정원을 조성하려 한다. 국가 정원인 순천만보다 규모는 작겠지만 순천만처럼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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