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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주민들이 재생지역 공동 소유하는 게 해법”

등록 2017-10-18 17:09수정 2017-10-18 22:07

영 사회혁신기관 ‘로컬리티’ 대표 토니 암스트롱 인터뷰
“서울, 런던과 비슷한 상황…가난한 이들이 대가 치러”
“영국선 오래된 가게 팔 때 지역 공동체에 우선 매입권”
영국 시민단체 연합회 로컬리티 대표 토니 암스트롱이 18일 낮 서울 은평구 통일로 서울혁신파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영국 시민단체 연합회 로컬리티 대표 토니 암스트롱이 18일 낮 서울 은평구 통일로 서울혁신파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980년대 쇠락한 항만지역 도크랜드를 국제업무지구로 바꾸면서 런던은 도시재생의 출발지로 불린다. 도시재생으로 지역이 몰라보게 바뀌자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쫓겨나는 등 부작용도 앞서 겪어왔다. 18~21일 런던 사회혁신기관 집중워크숍으로 한국을 찾은 영국 ‘로컬리티’ 대표 토니 암스트롱(41·사진)을 만나 런던 도시재생의 성공과 실패를 들었다. 로컬리티는 2011년 만들어진 영국 600개 마을 공동체들의 연합회다.

“런던과 서울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최근 런던은 아찔한 부동산 상승을 누렸지만, 집값이 오를수록 런던에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대가를 치러야 했다.” 18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난 그는 고밀도 개발, 땅값 상승, 젠트리피케이션 등으로 런던과 서울이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런던 시민들이 찾은 해법은 역사와 문화를 허물지 않는 도시재생에서 더 나아가 마을 공동체가 재생지역을 공동으로 소유, 관리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번 돈은 그 지역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을 소개하며 암스트롱은 가장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지역 주민들이 커뮤니티와 임대주택 중심으로 도시재생을 주도한 코인스트리트를 들었다. 그 결과 런던에서도 가장 땅값이 높은 이곳은 작은 가게들과 주민들의 공동체가 살아 있는 거리가 됐다. “마을 공동체가 땅이나 주택 소유권을 갖게 되면 임대료가 낮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뀐다. 도살장이 예식장으로 바뀐 마을도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제도적 변화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로컬리티는 2011년 지역공동체에게 더 많은 권리를 부여하는 지역주권법이 제정될 때 “지역 정부가 공동체적 가치를 지닌 자산을 팔 땐 지역 공동체에게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조항을 넣는 운동을 펼쳤다. 그 결과 지금 영국에선 커뮤니티 시설은 물론 마을의 오래된 가게를 팔 때도 마을 공동체에 우선 6개월의 시간을 준다. 지역 주민들이 공동체 시설을 더 많이 갖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그는 “그러나 영국은 최근 마을 공동체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지방 정부가 시민사회와 계속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서울은 행복한 편”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공동체가 정권에 따라 부침을 겪지 않도록 자산을 견고히 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워크숍에선 런던 도시재생 활동가들이 서울 돈의문 마을, 혁신파크 등을 돌며 두 도시의 공동사업을 모색한다.

남은주기자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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