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지명 탄생 1000년 기념탑.청산면 제공
천 년을 이어온, 천 년을 이어갈 마을이 있다. 충북 옥천군 청산면이다.
<고려사>·<대동지지> 등 문헌을 보면, 청산면은 940년(고려 태조 23년) ‘청산현’이었다. 신라초 굴산현, 기산현으로 불리다 이때 청산으로 굳어 1077년을 이어오고 있다.
청산면은 천 년을 이어온 마을 이름을 기리는 지명 탄생 1000돌 기념탑을 세운다고 24일 밝혔다. 충북도, 옥천군 등이 1억1000만원을 지원하고, 주민 등이 5000만원을 모았다. 12월 5일께 청산면 청산공원에 세울 기념비는 청산의 역사와 자랑을 고루 담았다. 마을 명물인 덕의봉을 본 따 10m 높이의 뾰족한 봉우리를 형상화했으며, 청산과 형제였던 청성면의 모습도 담았다. 청산·청성 50개 마을 이름과 <고려사> 등 문헌의 청산 유래, 주민의 염원을 담은 타임캡슐 등도 담았다. 타임캡슐은 100년 뒤인 2117년 12월 개봉한다.
청산 지명 탄생 1000년의 근거가 된 문헌 고려사와 대동지지.청산면 제공
청산은 옥천군에 속해 있지만 604년 옥천의 역사보다 뿌리가 깊다.
940년 명명에 이어 1018년(고려 현종 9년)엔 경상도 상주목 청산현이었다. 1413년(조선 태종 13년) 충청도 10현 가운데 하나인 청산현으로 행정구역이 개편됐다. 1895년엔 청산군으로 지금의 보은 내북지역까지 포함했다. 이때 인구가 2만명에 이르렀다. 일제 강점기인 1914년 군 면 통폐합에 따라 옥천군에 편입되면서 청산군에서 청산면이 됐으며, 1929년 청성면과 분리되면서 축소됐다.
이은승(62) 청산면 기념탑 추진단장은 “푸른 산(靑山)이란 말처럼 푸른 산과 맑은 물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좋은 마을이다. 천 년을 이어온 것처럼 다시 천 년을 이어가는 평안한 마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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