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전경. 청주공항은 이용객이 크게 느는 등 해마다 고공비행을 했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조처로 유커 등이 줄면서 위기를 맞았다. 충북도 제공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처로 ‘유커’(중국 관광객)가 급감하는 등 청주공항은 ‘사드 여진’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타이완 등 노선 다변화가 그나마 위안이지만 지난 4월 새 항로로 개설했던 러시아 노선이 이번 주(28일)를 끝으로 운항이 중단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충북도가 25일 밝힌 올해 청주공항 이용객을 보면, 지난달 말까지 195만8822명이 청주공항을 이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8만9178명에 견줘 6.2% 줄었다. 지난해 청주공항 이용객은 273만2755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올핸 260만명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청주공항은 2013년 137만8604명, 2014년 170만2538명, 2015년 211만8492명 등 해마다 고공비행을 해 왔다.
청주공항 이용객 급감의 주원인은 사드 보복 조처다. 지난해 9월 말까지 중국인 49만9817명이 청주공항을 이용했지만 올핸 15만80명으로 70% 감소했다. 선양·상하이·닝보·항저우·다롄 등 중국 8개 노선이 정기 운항했지만, 지금은 항저우·베이징·옌지 등 3곳만 정기노선으로 남았다. 그나마 제주 수요가 폭발해 전체 이용객은 소폭 줄어든 데 그쳤다. 지난해 9월까지 청주~제주 이용객은 158만9361명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180만8742명으로 크게 늘었다. 현재 청주~제주 노선은 5개 항공사가 하루 40편을 운항한다.
타이완 등 부정기 노선 확충으로 노선을 다변화한 것은 위안이다. 타이완은 지난해 9월 말까지 465명이 이용했지만 올해 10배가 넘는 4669명이 이용했다. 청주공항은 올해 일본 오사카, 몽골 울란바토르, 타이완 타이베이, 베트남 다낭·호찌민·하노이, 캄보디아 시엠레아프, 중국 장자제 등 부정기 노선을 운항했다. 오는 12월23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타이 방콕, 12월21일부터 내년 2월4일까지 타이완 가오슝 노선도 취항한다.
고규창(왼쪽 둘째)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야쿠티아 항공사 관계자 등이 지난 4월 청주~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등 러시아 노선 취항을 축하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하지만 지난 4월 중국 대체 노선으로 취항해 눈길을 끌었던 러시아 하바롭스크,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오는 28일까지만 운항한다. 러시아 노선은 평균 탑승률이 80%를 웃돌아 기대감을 낳았지만, 겨울철 운항 중단에 들어가 아쉬움을 더했다.
김영주 충북도 공항지원팀 주무관은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청주공항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타이완·러시아 등 새 노선을 찾은 것은 수확이다. 동남아 등 새로운 수요를 찾아 사드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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