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교수
러시아에서 귀화한 박노자(32·사진) 교수가 22일 오전 11시 영남대 인문관 강당에서 한국의 대학 사회를 주제로 강연한다. 영남대 신문사(주간 최재목)가 창간 51주년을 기념해 박 교수를 강사로 초청했다.
박 교수는 미리 보내온 강연 자료에서 “이제 더 이상 대학은 상아탑이기를 고집하지 않으며 고집해서도 안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길거리의 대학 광고들은 지식은 상품이고 우리가 최고의 지식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공장 겸 백화점이라고 자랑한다”며 “학생은 고객이고 교수들은 ㈜대학의 임원, 총장은 시이오라고 외친다”고 이 자료에서 밝혔다.
박 교수는 “명문대학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지식시장의 고급 명품 백화점이며 지식 백화점에서는 취업 시장에서 교환가치가 높은 실용적 지식을 파는 편식 현상이 오늘날 대학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한국 대학의 내부적 갈등과 구조적 모순 등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들이 깨어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할 예정이다.
1973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박 교수의 본명은 블라디미르 티호노프이며 2001년 한국으로 귀화해 러시아의 아들이란 뜻의 노자로 스스로 이름을 지었다. 러시아 고교시절 춘향전을 보고 한국에 빠졌다는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동방학부 조선어과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대에서 가야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희대 러시아어 전임강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오슬로 국립대 한국학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좌우는 있어도 위 아래는 없다>, <우리들의 파시즘>, <하얀 가면의 제국>, <나를 배반한 역사> 등의 저서가 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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