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흠(64·보은 옥천 영동 괴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지역구인 충북 영동의 한 행사장에서 박계용(60) 더불어민주당 영동군의회 의원한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박계용 군의원은 폭행 사실을 부인해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박덕흠 의원실은 29일 “지난 28일 오후 2시 10분께 영동군 학산면민 체육대회에 참석해 면민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박계용 의원이 갑자기 뒤에서 달려들어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고 밝혔다. 박 의원실은 “박덕흠 의원은 폭행당한 뒤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았으며, 박계용 의원을 폭행 혐의로 영동경찰서에 고소한다. 당시 현장에 있던 면민 등이 증인”이라고 덧붙였다. 박덕흠 의원실은 폭행 증거 사진도 공개했다.
박덕흠 의원실이 공개한 박덕흠 의원 얼굴. 박 의원실은 당시 얼굴 폭행으로 오른쪽 광대뼈 부분이 부어 오르는 등 상처가 났다고 주장했다.박덕흠 의원실 제공
박계용 의원은 폭행은 사실이 아니며, 정치 공세라고 맞받았다.
박계용 의원은 “박덕흠 의원이 노래를 하고 있길래 다가가 ‘박근혜 대통령 팔아서 국회의원 된 사람이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돼 있는 마당에 노래가 나오나. 주민 정서는 지금 노래할 분위기가 아니다. 당장 멈추라’고 말만 했다. 폭행은 전혀 없었다. 박덕흠 의원 비서관 등이 몰려와 멈췄으며, 이후 나는 행사장에서 벗어났고 박덕흠 의원은 노래를 한 곡 더 불렀다”고 말했다. 박계용 의원은 “면민들이 보고 있었다. 폭행은 말도 안 된다. 폭행으로 고소한다면 무고로 맞고소하겠다. 치졸한 정치 공세”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박계용 의원의 행위를 ‘테러에 가까운 폭력’으로 규정하고, 계획적인 폭거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29일 성명을 내어 “민주당 박계용 의원은 지난해 8월 영동 포도축제 행사장에서도 박덕흠 의원을 향해 의자를 발로 차는 등 폭행이 있었다. 이날 폭행도 다분히 계획적이고, 의도적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계용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민주당은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계용 의원은 “박덕흠 의원 쪽이 수사 의뢰하면 당연히 조사를 받겠다. 진실은 숨길 수 없다”고 말했다.
박계용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때 한국당 전신인 옛 새누리당 후보로 영동군 의원이 됐으며, 지난해 7월 군의회 의장 선거 과정에서 박덕흠 의원 쪽과 마찰을 빚다 탈당한 뒤 지난 4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박덕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외가인 옥천 출신 ‘친박계’ 재선 의원이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