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의회 자유한국당 의원 11명이 시 의회 사무국 직원 30여명을 데리고 관광성 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전날 의회에서 고등학교 신입생을 위한 교복지원 사업(무상교복)을 다섯번째로 무산시켰다.
31일 성남시와 시 의회의 말을 종합하면, 시 의회는 이날부터 11월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2017년 성남시의회 의원 의정 연수’를 떠났다. 자유한국당 소속 시 의원 11명과 국민의당 소속 시 의장 1명 등 모두 12명의 시 의원과 시 의회 사무국 소속 공무원 34명이 참여했다. 시 의원을 지원할 사무국 공무원 숫자가 시 의원의 3배에 육박한다.
이들은 버스 2대를 빌려 2018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과 강릉을 비롯해 속초, 삼척 등을 둘러보며, 이 지역 최고급 호텔에서 숙박한다. 2박3일 동안 들어가는 1인당 연수비용은 77만원으로, 3800여만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들의 연수 일정은 이틀째인 11월1일 오전 9시30분~정오까지 예산 관련 특강을 듣는 것 외에는 대부분 관광으로 짜여졌다. 첫날인 31일에는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스키점프대와 빙상경기장, 홍보체험관 등을 관람한다. 이튿날 특강 뒤에는 삼척시에서 해상케이블카와 해양레일바이크를 탄 뒤, 삼척 장호항을 산책한다. 같은 날 오후 6시30분부터는 만찬을 겸한 화합의 시간이란 이름으로 호텔에서 ‘야외 통돼지 바비큐’를 구워먹는다. 연수 마지막 날은 강원도 홍천으로 이동해 메밀국수와 수육, 감자전을 메뉴로 식사를 한다.
이와 관련해 성남시 의회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이미 계획된 정기 연수여서 상당수 의원이 불참했지만 어쩔 수 없이 진행하게 됐다. 공무원 동행은 수년 전부터 계속돼온 관행이며, 이번에는 전체 의회 사무국 공무원 50여명 중 일부만 참석했다”고 말했다.
무상교복 예산 통과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여온 최미경 성남시 초·중·고 학부모네트워크협의회 공동대표는 “이들은 다수 시민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고 당리당략에만 몰두했던 시 의원들이다. 시민들의 숙원사업 예산을 잘라놓고 자축성 여행을 떠난 것인가. 세금이 아깝다”고 맹비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5명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며 전원 불참했다. 자유한국당 4명과 바른정당 1명 등 모두 20명의 의원이 연수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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