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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도심 뒷산 들개들은 어디서 왔을까?

등록 2017-11-06 15:38수정 2017-11-06 22:10

소방청에 신고 급증…이미 지난해보다 29% 증가
재개발 지역 주민들이 버리고 간 개들이 산으로
“무조건 없애기보단 구조 방법 찾아야” 목소리

지난 2015년 서울 은평구 재개발로 주인들이 떠난 한 동네에 버려진 개들. 카라 제공
지난 2015년 서울 은평구 재개발로 주인들이 떠난 한 동네에 버려진 개들. 카라 제공

유기동물은 줄어드는데 유기견 신고는 급증하고 있다. 어떻게 된 것일까.

6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내놓은 ‘유기견 관련 출동 요청 건’ 추이를 보면, 2014년 1493건에서 2015년엔 2220건으로 앞자리 수를 바꾸더니 2016년 4085건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고 올해는 10월 현재까지 4539건을 넘어섰다. 2016년 10월 3519건에 견주면 2017년 10월까지 4539건으로 전년 대비 1020건(29%) 증가했다. 신고 유형별로 보면 물림 83건, 위협 1516건, 배회 2488건, 개의 사고·부상 1056건, 기타 7194건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서울시는 개와 고양이 등을 합친 유기동물 숫자가 2010년 1만8624마리에서 2016년 8648마리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소방재난본부는 신고 건수가 늘어난 만큼 실제 유기동물 숫자가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유기동물 통계는 길을 잃고 돌아다니다가 반려동물 지원센터에 맡겨진 동물 숫자다. 따라서 센터에 맡겨지지 않고 산에서 사는 개들은 누락됐다. 산기슭을 배회하는 개는 여러 차례 신고됐을 가능성도 있다.

사람이 위협적이라고 느껴 신고한 경우 중 2마리 이상이 떼지어 나타난 경우는 총 1208회로 전체 1만2337건 중 9.8%를 차지했고, 10마리 이상 떼 지어 출몰한 경우도 12회나 됐다. 이렇게 떼지어 나타나는 경우는 2016년부터 급증했다. 유기견 5마리 이상이 떼지어 출몰·위협했던 경우는 151회로, 장소별로 보면 산이 77건(51%)으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 21건(13.1%), 도로 21건(13.1%), 기타 32건(22.8%) 등이었다. 아파트는 대부분 산 주변에 있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은평구가 가장 많았다. 은평구는 최근 몇 년 동안 주택 재개발이 가장 활발했던 구다. 주인들이 재개발로 단독 주택을 떠나면서 개를 버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이 버린 개가 뒷산으로 들어가 유기견이 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은평구 동네에서 버려진 개들을 구조하고 있다. 이들은 “버려진 개들은 대부분 죽고, 살아남은 개들은 ‘위험대상’으로 신고되어 소방관들이 다시 포획에 나서게 된다. 개들이 버려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카라 제공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은평구 동네에서 버려진 개들을 구조하고 있다. 이들은 “버려진 개들은 대부분 죽고, 살아남은 개들은 ‘위험대상’으로 신고되어 소방관들이 다시 포획에 나서게 된다. 개들이 버려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카라 제공
실제로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2015년 은평구 야산 등에서 버려진 개 180마리를 구조했다. 이 단체는 백사마을 개발이 진행 중인 노원구, 주택·식당에서 키우던 개가 버려진 종로구 등에서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 카라 전진경 이사는 “사람을 공격하는 반려견들은 대부분 잘못된 양육으로 사회화되지 못한 개들이다. 그냥 이렇게 버려진 유기견들은 덩치만 클 뿐 훨씬 순하고 영리하다. 구조해서 사람과 공생할 수 있지만 유기견에 대한 공포로 입양되지 못하고 안락사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 이사는 “은평구 유기견들은 자연 번식을 거듭하며 상당수가 경기도 고양시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위협을 주는 유기견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것이 도시 속 유기견의 위협을 줄이는 근본 대책”이라고 했다.

남은주 김기성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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