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군 임회면 상만리에 있는 국립 남도국악원 전남도청 제공
판소리와 수묵화의 전통을 이으며 ‘예향’으로 불려온 전남의 영화·공연·전시 관람률이 전국에서 꼴찌로 나타났다.
강성휘 전남도의회 의원(목포1)은 7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난해 문화 향수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 “전남 도민 100명 중 한해 한 번이라도 영화나 연극, 음악회나 전시회 등을 보는 이가 53명에 불과하다. 절반에 가까운 문화 소외 주민을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의 지난해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을 보면, 전남은 52.7%로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78.3%에 비해 25.6%포인트나 낮고, 52.2%였던 2년 전 조사 때보다 나아지지 않았다. 상위권인 지역은 인천 90.3%, 세종 85.3%, 경기 84.4%, 부산 84.0% 순이었다. 하위권은 전남을 비롯해 전북 62.2%, 경북 67.9%, 강원 70.4% 등이었다. 지난 2년 사이 최하위인 전남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세종은 23.7%포인트, 울산은 13.4%포인트, 인천은 11.4%포인트, 부산은 11.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낮고, 30만명 이상 도시가 없으며, 65살 이상 노인이 20%를 넘는 전남의 불리한 조건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산어촌 주민이 문화시설에 접근하기 어렵고,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도 적은 현실 탓에 문화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문예회관, 문화원,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기반시설 조성 예산은 2013년 214억원에서 올해 64억원으로 오히려 연평균 26%씩 줄어들고 있다. 시·군 22곳 중 담양 강진 해남 영암 함평 영광 장성 신안 등 14곳은 아직도 영화관이 없는 실정이다.
강 의원은 “문화시설이 수도권과 도시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핑계로 문화 격차를 해소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소홀했다. 문화에서 소외된 지역 연령 계층 등을 세밀히 분석해 작은 영화관 건립과 찾아가는 예술 공연 등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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