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반대 성산읍 대책위원회 김경배 부위원장이 단식투쟁 30일째를 맞은 8일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의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30일째 단식농성 중인 제2공항 반대 성산읍대책위원회(성산읍대책위) 김경배(50) 부위원장이 단식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출신인 김 부위원장은 8일 단식투쟁 한 달을 맞아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숨을 걸고 단식하는 이유는 삶의 터전이자 생명인 고향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다”며 제2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을 검증하기 전까지는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달 10일부터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단식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국토교통부는 막무가내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강행하고 있다. 제2공항 건설을 확정짓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착수하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지역주민을 회유하며 삶의 터전이자 생명줄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을 강요하는 모든 행보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 부위원장은 원희룡 제주지사에 대해서도 “성산읍 4개 마을 의견을 묻지도 않고 허위공문을 국토부에 보냈다. 부실용역 검증을 먼저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금 당장 국토부로 발송하라”고 요구했다.
제주 제2공항 반대 성산읍대책위원회가 8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타당성 용역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성산읍대책위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 지사의 소통과 국토부의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 발주 계획을 포기하고 원점에서 사전타당성 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며 “24시간 무한소통을 하겠다는 원 지사는 김 부위원장의 면담 요청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구본환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지난 5일 제주를 찾아 성산읍대책위에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재조사’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동시 진행을 제안했으나, 대책위는 타당성 재조사 우선 추진을 요구해 양쪽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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